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랑 Oct 21. 2022

연애의 이별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1년만에 날 찾아온 친구와의 대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휴일에 집 밖이라니, 잘 안나가지만 오랜만이기도 하고

오랜 인연이 그립던 요즘이라 후딱 나갔다.


날 움직이게한 가장 큰 이유는

오랜만에 #예랑테라피 가 필요하다는 친구의 말에 거절할 수 없었다.


예랑테라피로 말할 것 같으면, 자기 삶의 중심을 다시 잡아야 할때 편견 없이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도 웃면서 들을만 한 잔소리와 실천사항을 전달해주는 멘탈케어 같은거다.



각자만이 칭하는 다양한 단어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들어온 단어들 중 가장 긍정적인 단어였달까?


내가 뭐라고 이런걸 해주나 싶겠지만,

반복해서 흔들려도 항상  내 삶의 중심을 잡고 사는 나에 대한 지인들의 신뢰를 바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일거라.




친구를 마지막으로 본건 약 10개월 전쯤이었는데, 본인은 괜찮다 했지만 지금까지 본 친구의 모습 중 가장 생기 없는 모습이였다.


굉장히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이며 목표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면서도, '단짝'이라는 존재가 있을 때 힘을 얻는 그런 매력적인 친구였다. 내 기억 속 이 친구는 그런 목표가 있을 땐 주변의 어떤 이야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이 있었다.


잘 못보고 지낸 지난 몇년간 이 친구에게는 그런 강인함이 무너지는 일들이 생겼던 것이다. 오랜 반려견의 죽음, 혼자 집중 하던 일을 접으며 잃게된 목표, 인간관계의 변화 등 누구나 연달아 겪었다면 당연히 힘들만한 그런 일들이 있었던거다.


10개월전 1년만에 만났을 때 난 어렴풋이 달라진 친구의 모습을 알았지만, 어쩌면 삶이 바쁘고 시간의 거리감으로 그걸 알아채고도 눈 감았는지 모르겠다.






그 친구는 그러한 시간 속에서 아픔을 외면하고자 현실 앞에 강인하고 상처 받지 않는 그런 유형의 사람들을 동경 해온 것 같았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살면 괜찮다고 생각한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4~6개월을 살며, 그렇게 살고자 노력하고 집착하다보니 다른 아픔은 잊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속 새로운 아픔을 직면하게 되었고 어렴풋이 그 관계에 대한 집착과 현 생활에 대한 개선이 필요했다고 느껴 연락이 왔다.


그냥 그저 들어줬다. 달라진 자신에게 놀라지 말라고 했지만, 놀랄게 없었다. 그럴수도 있지. 인생 살며 한번 쯤 그럴 수도 있지뭐. 아마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는거겠지 생각했다.


그 관계들의 늪에서 개인의 생활은 없었고, 1분 1초를 다 기억하던 친구는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맞추며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친구에 대한 놀람보다는 내면의 이야기까지 들어주고자 생각했다. 친구는 지금 상황을 끊고 싶은걸까? 무언가 발버둥은 치지만 아직 상황을 끊어낼 용기까진 없는걸까. 지금 상황은 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은걸까.




친구위 이야기가 끝을 보일쯤 나는 친구에게 술도 지금의 생활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으니 '나를 찾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길 권장했다.


01. 매일 일기 단 한줄이라도 기록하기

펜으로 노트에 쓰면 좋고, 못하면 메모장이라도. 매일의 나를 기록하는 것만으로 내 내면을 바라보고 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데에는 충분하다.

특히 자신에 대한 신뢰가 높던 친구이기에 그 시간만으로도 자기가 좋아하는 자기 모습을 금방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02. 시간이 약속된 운동 다니기

감정이 휘청 거릴 땐 몸을 쓰는 것 만큼 좋은게 없다. 나에게 집착해줄 운동에 돈을 투자해서 끊고 운동을 시작하길 권했다.


03. 그 관계에 동경했던 것들 다시 보기

어쩌면은 알면서도 눈감았단 그 불편했던 모습들을 자신만의 해석법으로 다시 보길 권했다.


당신 눈에 이런 모습이 내 눈엔 이렇게 보이는데, 나에게 그 모습이 멋있었던 이유 -- 내면에 숨겨둔 진짜 상처나 이야기를 찾고 다시보라고. 아님 그 동경하는 모습들의 모든 행동을 똑같이 해보고 그 모습이 나에게 원하는 모습이 맞는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남은 어떻게 살던지 그 사람만의 모습이다. 그 모습대로 살아서 내가 날 더 사랑하게 된다면 잘하고 있는거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조금 더 쉽게 다른 내 모습을 찾을거다.


그리고 동경하게 된 그들의 전문성을 스스로 갖도록 공부하라고 했다. 자격증 등을 목표로. 같은 전문성을 가졌다면 분명히 내가 더 멋있는 사람일 수 있다. 집착할 시간에 그 전문성을 갖춰보면 세상은 달라진다.





마지막으론 책한권을 선물로 주고 헤어졌다.

어쩌면 그저 따뜻한 위로를 원했을까? 나는 참.. 그저 그 위로 가 어려운 사람인가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