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들이 내 통제를 따르지 않는것에서 난 이유를 찾아보려 했어. 분명 나는 녀석들을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 최선의 배려를 하는중인데 왜 녀석들은 나의 말을 안듣고 온갖 오물을 핣아대고 맨 바닥에 드러눞고 제멋대로 인가. 그리고 오랜 고민끝에 그 이유를 드디어 깨달았지. 뉴톤이 사과나무 아래서 떨어지는 사과에 머리통을 얻어맞고 깨달은 그런거.
녀석들이 내 통제를 따르지 않았던 이유는 고양이라 그런거였다.
인간들은 왜 전쟁을 멈추지 않는것일까? 와 같은 질문이라 할수있어. 인간들 역시 분명 쌍방 비극이 분명함에도 계속 전쟁을 하잖아.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야. 인간의 습성이 그러하고 고양이들의 습성이 그러하기 때문이야.
탐군이 계속 스토킹을 시도하면서 첼양에게 계속 까이기만 하는 이유를 (드라마 시청하듯 보고있는) 나는 알지. 녀석은 첼양이 좋아서 하는 행동이지만 ‘배려’ 라는 개념을 모르기 때문이다.
둘다 사람들 손에서 나홀로 고양이로 귀여움받고 자란지라 타묘와의 관계 개념이 전혀 없다. 영역권을 중시하는 본능에 보이는 모든것이 자기것이라 여기는 기득권 탐군과 자기자리가 어딘지 혼란스러운 첼양인데 자신들이 내키는 쪽으로만 반응하고 행동하니 일방적 푸쉬와 거부가 이어지기 마련이다.
첼양이 화장실 갈때마다 탐군이 호기심에 꼭 따라가서 들이대면 당연히 까이는거고 녀석은 자기가 원할때만 들이대고 집적대는데 가만보면 꼭 첼양이 기분 별로고 경계심을 가질때만 들이댄다. 정작, 첼양이 심심해 놀자고 할땐 자기가 귀찮고 서로 자기가 놀고 싶을때만 집적대고 들이대는데 첼양도 마찬가지다. 서로 놀고 싶은 맘이 딱 맞을때만 둘이 숨바꼭질 하며 신나게 뛰어 다니고 같이 노는데 그 타이밍이 서로 맞는 횟수가 흔치않다. 세대차가 있기 때문이다. 세살 젊은 암컷과 아홉살 중년 수컷이다.
대부분은 탐군이 다가가는데 첼양이 ‘너 저리가 하악’ 할까봐 첼양 얼굴 표정만 보고 탐군이 딴청 부리고 돌아선다. 까임을 하도 당하다보니 첼양이 쳐다만 봐도 다가가다 자동으로 노선을 튼다. 하는짓이 다 큰것이 양양대고 신사는 못되지만 한달 내내 이어지는 하악질에 대응하지 않는것은 탐군이 순둥이라 가능하다.
불쌍한 순둥이 탐군의 수난 시기인듯 하다. 목걸이 비꿔차다 목에 상처가 났는데 엉터리 수의사가 내가 초보임을 알고 빨간약 작은 공병에 담아주고 이리저리 눈탱이에 박아쥐를 선사했는데 내가 돈 아깝다고 흰 고양이 목에 시뻘건 약을 떡칠하는 영구짓을 한데다 사상충 예방주사 맞고 후유증에 헤롱대는 와중에 첼양의 구박질까지 이어진다. 위로 해주려 해도 첼양의 질투가 상당해서 위로도 마음껏 표시내며 하질 못한다. 탐군 빗질만 해도 저손 내껀데 질투로 부글댄다.
첼양은 아직도 탐군만 나오면 구석에서 웅크린다. ’저 인간은 내편인가 쟤편인가? ‘ 내편인듯 아닌듯 여전히 낮의 나를 보면 혼란스럽다. 고양이 머리로는 중립적인 나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 탐군을 제지하면 응원을 얻었다 여기고 하악질이 기세를 얻어 더 공격적이 됨으로 둘 보는앞에서 한쪽을 편애하거나 야단치는듯한 모습은 안보이는것이 좋다.
이것들이 밀당을 하는건가 다투는건가 하긴 고양이들이 쫒고 쫒기고 그러고 노는거외에 같이 할수 있는거 그다지 없다. 첼양은 작고 애교를 부리지만 돌변하면 사납다. 호기심 많은 탐군이 함부로 하지 못한다. 하악질이 싸우자는 위협이 아니라 단순한 불평 짜증이라 아무도 겁내하진 않는다. 철로 된 방충망을 뜯어내는 괴력을 지닌 탐군인데 일반 하악질 하는 길양이들 처럼 맞대응 하다간 대형사고 나고 관계는 바로 쫑 난다. 사이가 좋진 않아도 고양이의 한계들 인지라.. 어찌보면 둘의 정 반대 기질들이 사고 안 치면서도 제법 어울린다.
https://youtu.be/QwnJJXyrZhw?si=QHG4dzmC7_5yj1Q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