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Jun 17. 2024

예사롭지 않은 여름맞이 [Ready]


올해 여름은 작년과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 태풍이나 폭염도 우려 스러운데 저녁때 마당에 불을 키니 날파리 하루살이등이 재앙수준으로 몰려들어 하늘을 빼곡히 덮는다. 끈끈이에 포집기에 모기향을 총 동원해도 안돼서 결국 F 킬러를 마구 사용해서 정리를 했다. 전염병 관리를 대비해야 할 때다. 인식표도 벌레퇴치 목걸이로 바꿨다.


https://youtu.be/yV3MjB6LKI4?si=q_LPeThlF7jIcZqN


녀석들 마당 깔판으로  다 시도해 봤는데 결국은 2천원 짜리 다이소 갈대밭이 최고리는 결론에 도달했다. 만원어치 사면 중앙은 다 커버된다.


이 두녀석은 자신들을 위해 얼마나 내가 환경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턱이 없을것이다. 알면 그렇게 쫒아 다니며 바닥에 깔판 깔아 주는데 궂이 맨바닥에 않진 않겠지. 첼양에게 훈련이 필요한데 일단 귀찬이 때문에 내버려둔다. 결국 문제는 둘이 얼마나 친해지나에 달렸다.


주말에 둘을 방과 거실에 각자 강금해 둔것이 큰 효과를 봤다. 하루정도 서로의 소리를 통해 동지적 동질감도 느꼈을것이고 갇혀있는 이유가 둘의 불화에 있음도 인지했다. 오픈 하니 반가운 첼양의 다가섬에 탐군이 다시 설레기 시작한다. 이번엔 절대 서두르지 말아라. 녀석에게도 교훈이 됐을것이고 한번 더 강제 추행 하다간 분리될수 있다는 충분한 경고가 됐을것이다.


겨울 솜이불에서 첼양을 위해(?) 얇은 꾹꾹이용 털 이불로 바꾸었다. 사실은 유일한 솜이불 누더기 되는거 원치 않아서..


내가 취침에 들면 첼양은 침대위에 뛰어들어 나를 배게삼아 자는걸 좋아하는데 목욕 한번 시켰다가 발악이 너무심해 말리지도 못했다. 젖은채 침대밑에 들어가 극렬한 공성전을 벌리는 바람에 온풍기를 침대밑으로 밀어넣어야 했다. 감기라도 걸리면 골치가 아프니까.. 목욕도 싫어하는 녀석이 마당 맨바닥에 앉고 침대위도 올라오고 싶고 탐군 처음에 교육 시키던 그 난장을 첼양 상대로 또 해야한다. (그래도 가출해서 흙바닥에 뒹굴던 탐군 보다는 낫다.)


둘이 놀라고 냅두고 난 그저 그냥 평화롭게 커피나 마시고 일광욕 하려던 계획이 얼마나 순진한 발상이었던가. 녀석들이 마당과 거실 내 침실을 돌아 다니는 바람에 먹이대와 화장실을 마당에 한세트, 거실에 한세트 침실에도 한밤중 첼양을 위한 세트 총 3세트를 마련했다. 분리 시킬때를 위함인데 매번 화장실 먹이대 들고 왔다갔다 번거로운 일을 반복하다보니 아예 그렇게 됐다. 둘의 불화 때문에 생기는 불필요한 일들이다.


낮에는 수시로 마당에 물 뿌려주고 탈수 방지 물을 항시 준비해 둔다. 문을 열어두고 모기장 커튼을 문마다 달아놔야 녀석들이 맘대로 실내외를 들락거릴수 있다. 한 집에 식구가 는다는것이 그런것이다. 자꾸 짐이 늘어만 간다. 아이들 있는집 항상 어수선한거 그럴수 밖에다.



가장 여유로운 녀석은 탐군이다. 조르고 바라던 모든것이 이루어졌고 룰도 알아서 눈치껏 움직인다. 맨바닥에 뒹구는 버릇 없어졌다. 내가 외출할 기미가 보이면 혹시나 가방에 담길까봐 먼저 숨어 버리는데 첼양은 뭐야? 궁금해 내 행동을 주시한다.


목욕당해 발악하는 첼양을 동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도 다 겪어봤던 일이다 ㅉㅉ.. 제법 선배다운 여유를 보인다. 확실히 행동이 점잖아졌고 혼자 있을때 가출만 꿈꾸던 녀석이 안정감을 보인다.



충동적 본능의 자제가 쉽진 않겠지만 이 상태로 시간이 갈수록 둘 사이는 점점 호감을 갖게될 것이다. 중간자적 인간 사감의 통제가 있기에 가능하다. 여기서 일방적 한쪽을 편애 하는듯한 인상을 주면 다른놈이 질투하고 전쟁 양상이 되므로 둘을 동시에 교육 시켜야 한다. 빗질도 그렇고 쓰다듬는것도 그렇다.


거실에서도 내가 TV 볼때 내 왼쪽 소파자리를 차지한 터줏대감 탐군 때문에 자리를 못잡고 떠도는 첼양인데 차츰 오른쪽에 자리를 잡아갈것으로 기대한다. 같이 TV를 볼때 어디에 앉을지 자기 자리를 탐색하려 두리번 거린다는것 자체가 경계심이 많이 풀어졌다는 신호다.


A.I가 순식간에 그려내는 그래픽 수준을 인간이 당해낼수 있을까..


올 여름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세팅이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다. 생명의 기운이 감싸고 도는 공간에서 두 녀석에겐 묘생중 가장 멋진 시간들이 될것이다. 너희둘은 그저 안 싸우고 건강하기만 하면 되는거다.



‘행복감을 얻게 될것이다. 구하라.찾아라.’


이제 나도 평화롭고 안정된 환경속에서 여유로움과 평안을 갈구해 보자꾸나. 너희둘이 안정되야 나에게도 일광욕과 아이스 커피한잔의 여유가 생긴다. 인간은 인간으로서 고민이 많단다. 각자 자유로우려면 공동의 룰을 따라야 한다. 서로간 패턴을 맞춰야 한다. 생활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될것이다.


https://youtu.be/jWWAoRNwNso?si=Qn0MjXFkDt7FIyzD​​

전세계 배우중 개런티 수입 탑텐배우이자 엉터리 코메디의 대가 악쉐이 쿠마르가 데뷔당시 원래는 액션 배우 출신임을 이제서야 알다. 나이먹고왼 뻘짓인가 했는데 이유가 있었군.


매거진의 이전글 [톰과 제리]식 끝없는 밀당 구애와 거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