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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Jun 15. 2024

[톰과 제리]식 끝없는 밀당 구애와 거부

쫒고 쫒기고 말썽의 일상속에서.


길양이 암컷 쫒아 가출하려던 탐군의 행위는 멈췄지만 암컷에게 주책 부리다 까이는것은 여전하다. 첼냥과 친구 연인이 되는듯 잘 나가다 삐끗, 탐과 첼이 쫓고 쫒기는 [톰과 제리] 가 됐다.


첼양이 처음 분위기에 밀려 탐군에게 잠깐 마음을 여니 성급한 탐군 장난하려고 목을 물려다 이 사단이 시작됐다. 사람으로 치자면 좀 친해서 대화좀 나눴다고 갑자기 껴안고 키스하려고 덤벼든 셈. 당연히 놀라서 반격하는 첼양과 둘이 육탄전이 벌어졌는데 다행히 감시하던 내가 말려 파국은 막았지만 내가 대신 흥분한 첼양에게 물려야 했다. (첼양은 체구는 작지만 화나면 앙칼진 표범 맹수가 된다. 방어를 넘어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공격을 한다.)


둘 사이가 좋으면 인간에겐 여유롭고 평화로운 일상이고 다투면 인간의 생활마저 엉망이 된다. 두마리가 친해지기 전까지 평화와 긴장이 반복되면서 아웅다웅 일상이 그렇게 만들어진다.


어디 도망가지 말고 내 눈앞에만 있어주라옹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됨에도 모든 시도가 다 안 먹히자 드디어 가만히 있기를 시도하는데 그게 제일 어렵다.


가만히만 있으면 호기심 많은 첼양이 경계심을 풀고 다가가고 모든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탐군의 집착과 순간적 본능이 발동되면서 꼭 파토를 낸다. 암컷이 경계를 풀때까지 기다림을 모르는것은 고양이라 그렇다. 아기들이 기저귀 스스로 못가는걸 탓할수는 없다.


인간의 중재가 없음 본능대로만 살아가는 길양이들의 그것과 다를바 없고 인간과 동거는 불가능해 진다. 인간과 살아가려면 상호 존중, 가족 식구의 개념을 받아 들여야 한다. 새끼때부터 같이 자라지 않는이상 영역권 동물인 고양이에겐 실로 어려운 일이다.


가질듯 하다 잃는듯 한게 더 미칠듯한 연애 심정이다.  기껏 마련해준 로멘틱 공간에서 그 좋았던 시간이 왜 이리 변한거니.


첼양은 피해 다니고 탐군은 쫒고 같은 공간에 일정한 거리가 유지될때야 각자 평화가 온다. 탐군이 매일같이 스스로 관계를 망치고 까여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같은 에피소드가 매일 벌어진다.


내가 안보이면 첼양이 불안해 나를 찾고 그 뒤를 탐군이 졸졸 쫒아 다니니 내가 집안에 있음 어느새 셋다 집안에 들어와 있고 흡연하려고 나오면 셋다 마당에 나오고 강아지들 마냥 내 뒤를 따라 두마리가 들락날락 혹 때려다 혹 붙인다라는 표현 그대로다. 지들끼리 놀게 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계속 들이대고 까이는 반복일지라도 파탄이 나지 않는 이유는 탐군의 성격이 워낙 순둥이에 ‘비폭력’ 스토커라 그렇다. 어떤 상황에서도 암컷의 반격에 맞대응하거나 하악질 하는걸 본적이 없다.


발 디딜데도 없는 자기몸 두배의 창문에 수없이 점프해 삼중창을 열고 침입하거나 첼양을 가둔 방에 실날같은 문틈으로 파고 들려는 가련한 시도를 필사적으로 한다.


탐군이 덩치가 있고 힘이 있는지라 행여나 물리기라도 하면 대형사고 난다.  암컷에 집중할땐 에어 매트릭스를 찢고 쇠로 된 방충망도 뜯어내고 가방도 찢고 나오는 괴력을 발산하는 녀석이다. 순둥이라 그나마 다행인데 첼양은 반대다. 애교 만점이다 돌변할땐 엑소시스트 된다. (전주인의 사랑은 많이 받은듯 보이는데 파양 당한후 뭔일을 당했는지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듯 하다.)


첼양이 탐군을 무서워 해서 자리를 못잡는지라 분리시키니 그야말로 톰과 제리의 일상이다. 계속 양양 탐군의 조르기 노래가 이어지고 만나게 해달라는 시위와 시도가 물불을 안가린다. 마당에 내놓으면 발 디딜데도 없는 높이의 창문 쇠로된 방충망을 잡아뜯고 삼중창을 열고 어느새 집안에 들어와 만나자고 양양대고 (솔직히 그 집요한 노력에 좀 감동 받았다.) 집안에 가둬도 마찬가지다. 못 만나게 할수록 구애 욕구는 더욱 강렬해진다.  (순진함 이지만 사람으로 치면 굉장한 스토킹 범죄다.)



그렇다고 만나게 하면 뭔짓을 하느냐? 아니다. 까일게 두려워 그냥 바라만 보고 차분히 안정화 되서 늘어진다. 계속 주시하다 첼양이 화장실 가느라 사라지면 황급히 쫒아 들어가 똥누는 순간에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데 서로 멎적고 안 까이기가 불가능한 타이밍이다. 첼양이 도망간게 아니란걸 눈으로 확인한후 되돌아 와서 안심을 한다. 눈앞에 보여야만 안심이 되고 안 보이면 안절부절이다.


다가가고 싶지만 집요한 스토킹이 첼양을 구석으로 내몬다. 좋은자리 다 놔두고 하수구 옆에서 이게 뭔짓이니. 맨바닥에 앉지못하게 어쩔수없이 쫒아다니며 깔판 깔아준다..


기득권인 탐군의 양보와 배려가 없으면 첼양은 자리를 잡지 못한다. 혼자만 커온 탐군은 보이는 모든게 다 자기구역이란 잘못된 개념이 있다. 체리것을 마련해주면 자기가 먼저 다 차지하거나 첼양이 지나간 흔적은 성지순례 하듯 쫒아다니며 자신의 체취를 묻히려 한다. 자신이 왜 까이는지 이유를 전혀 모르는 탐군이다.


계속 첼양이 피하니 점점 이상한 꼼수를 부리기 시작, 안하던 새로운 버릇들이 등장한다. 틈만나면 그동안 금단구역으로 설정한 내 침실에 몰래 닌자처럼 숨어 첼양을 기다리려 하고 첼양의 집에 들어가 있거나 개인공간에 침입 하려는 집착을 보인다. 첼양 화장실을 새로 마련해주니 자기가 들어앉아 두개 화장실 오가며 절반씩 나눠 변을 본다. 이래도 저래도 계속 말썽 부리는것이 사람으로 치면 딱 5세 사내아이다. 계속 감시하고 스토킹을 못하게 교육 시켜야 한다.


첼양은 마당에서 날라 다니는 모든것을 쫒아 다닌다. 탐군과 노는것보다나비를 잡아채고 새들을 쫒고 신나서 벌과 모기를 잡으러 뛰어 다니며 노느라 정신이 없다.


녀석은 자신이 좋다고 쫒아 다니는것이 첼양을 계속 구석으로 내모는 짓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공간을 안 내주면서 친해지길 바라는 모순이 성공할리가 없다. 보아하니 그런 일방적 수컷 맘대로의 생활에 (남존여비 사상의 인간은 그럴지라도) 절대 순종하고 따라갈 첼양이 아니다.


그런 주책이 매일 반복이라 점수가 계속 깍인다. 한번의 실수가 그간 조금씩 허물던 경계의 벽을 더욱 쌓게 만들고 다시 친해지려면 원점에서 다시 출발이다. 일상으로 패턴이 굳어지면 더 오래 걸릴수도 있다.


까일까 두려워 들이대지 못하고 딴청 안보이면 미칠것 같고 그나마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기도 하고


암컷맘 모르는게 죄는 아닌데 본인의 구애가 상대에겐 위협이 될수도 있음을 인지해도 자제가 안된다. 어찌할지 몰라 나에게 양양대는데 첼양의 마음까지 내가 해줄수 있는 부분은 아닌거라. 고양이는 고양이다.


아무리 좋아도 준비안된 젊은 암컷에게 나이 지긋한 수컷이 무작정 장난으로 깨물려고 하는것 (인간으로 치자면 강제 키스)는 당연히 추행 폭력이다. 길양이 사회에선 문제가 안된다지만 집냥이들 사이에선 관계의 모든것이 될수있다. 녀석은 한번의 실수로 틀어진 관계에 따른 그 댓가를 계속 치루며 만회 해야 하는거다.


쟤좀 나랑 놀게 만들어주면 안되냥 녀석이 도와달라 양양 아무리 매딜려도 관계는 너의 몫이라 쌩깜이다.
재는 왜 나랑 안놀아 주는거야? 자기가 그렇게 만든것을 모르고 나한테 조르기만 하는것이 습관이 됐다. 내가 널 마마보이로 만든거니?


까이고 상심한 슬픔이 날까 외로움이 날까. 이래도 저래도 탐군은 양양댄다. 욕망을 참지 못하는 무지가 주어진 복을 망치고 스스로를 고해속으로 몰아간다. 연애란게 마냥 새콤 달콤하지만 않다. 시큼 쓴맛도 있기에 발라드란 장르가 있는것이니..


미숙한만큼 울고 웃는 그것이 첫사랑이고 청춘이라. 실망하지 말지어다. 여름은 이제 시작이고 첼냥이 매일 신나서 붕붕 떠 있고 재도전의 기회는 많도다. 주책 부리지 말고 그냥 가만히만 있거라 그럼 된단다. 물론 그게 제일 힘들다는건 알지만..  


둘다 햇살 아래서 생을 밈껏 누리고 즐기려면 무엇이 선행돼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양보다. 뭔말이냐옹? 수강하는 자세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옹 이다.


* ‘싸우지 말아라’ 인간과 동거하며 살려면 지켜야할 제1 규칙이다. 사감은 어느한쪽 편이 아닌 중립을 지켜야 둘다 삐뚤어지지 않는다. 탐군은 스토킹을 자제하고 첼양은 하악질을 자제하도록 양손으로 동시에 ‘스톱’  싸인을 내려야 한다. 초창기라 신입인 첼양을 더 배려함을 탐군도 이해한듯 보이는데 점차 첼양도 성깔 부려선 이익이 없다는걸 알아 가는듯 하다. 성깔 부릴때 야단보다는 부드러운 말로 달래주거나 무시한다.


말썽 부리면 마당 이용권이 제한 당한다는걸 알아서 둘다 조심들 한다. 둘만 놔두면 뭔 사고가 날지 몰라 외출할시는 둘다 따로 감금이다.가둬두면 문앞에서 애절한 탐군의 세레나데가 계속 이어지고 하루종일 같은노래 듣다보면 첼냥이 다시 경계를 허물고 마음을 받아줄지도 모르는일이다. (못된 사감처럼 못만나게 하는것이 사실은 둘 연애를 도와 주는거다.)


https://youtu.be/jWWAoRNwNso?si=Qn0MjXFkDt7FIyzD

내가 좋아했던 젊은날의 악쉐이 꾸마르식 엉터리 코메디는 이제 없는건가.. 악쉐이도 나이를 먹어서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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