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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IVA KOREA

부자나라 에서 비교에 밀리는 ‘행복지수‘

by MooAh


우리나라가 (나 말고) 얼마나 잘사는 나라인지 도로에 나가보면 바로 안다. 슈퍼카 구경하러 잡지볼 필요가 없다. (강남도 아닌) 시골임에도 네다섯대중 한대는 벤츠 비엠 테슬라고 억억소리 나는 포르쉐 람보르 벤틀리 온갖 슈퍼카들까지 심심찮게 실물로 본다. 차량 돌아다니는것만 놓고 보면 한국은 베버리힐스다.


* 중국산 미니모형으로 바라보던 디펜더를 시골동네 주차된 실물로 감상한다.


세계적 초 갑부들만 타는줄 알았던 벤틀리가 두바이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한국이다. 불과 몇년사이에 그렇게 됐다. 영화 ‘2012‘ 엔진스타트 장면이 일반인에게도 벤틀리를 알리는데 큰 역활했다. (실제론 영화속 음성인식은 허구라 한다.) 강남 원룸 월세인 오피스텔 주차장이 그렇다고 하는데 이제는 서민들 사는 시골 낡은 아파트 주차장에도 (중고지만) 집값만큼 비싼 외제차들이 한가득 이다.


시골 서민 아파트에 집값만큼 나가는 마세라티, 벤츠.. 시골 이장님 롤렉스처럼 뭔가 배경과 언발란스 하다.


마세라티 벤츠.. 남자라면 누구나 관우의 적토마를 탐내는건 본능이다. 자신이 관우 여포급 인지가 문제라.


엔카에 중고 매물로 나와있는 포르쉐가 2.624대. 벤츠 비엠따 중고 매물은 각기 만대가 넘는다. 국산차 대표주자인 소나타 K5 각각 4천대 정도인데 세배이상. 이쯤돼면 국민차가 벤츠 비엠따다. (현기차 전체 모델 매물 총합이 각기 4만대 정도.) 워낙 억대의 고가 외제차가 흔해지니 일반 자동차 보험도 대물배상 한도가 2-5억 정도로 올랐다. (외제차는 문짝만 스쳐도 중고차 한대값 물어줘야 한다.)


부자나라의 불행한 국민들 대표 국가가 일본이었는데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한국도 지금 그런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중이다. 빈부격차의 심화와 함께 겉모습만 화려한채 국민 행복지수는 점점 줄어드는것 같다.


사회 모습은 두나라가 비슷한 과정을 향하지만 차량 문화에선 한국과 일본은 확실히 정반대다. 일본인은 대부분 실용성 측면에서 (박스) 경차를 선호한다.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운용해서 십만키로 이상 뛴 중고차를 산다는것은 사람들이 생각도 못한다고 한다.


한국사람들도 예전엔 차량을 소모품으로 인식하고 일본인처럼 그랬지만, 지금은 차량 고급화와 함께 (유투브 덕에) 일반인들도 차량 관리 지식이 어느정도 생겼다. 자동차를 과거 가마타던 양반들처럼 지위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간주하기 시작한거다. 십여년전 주행에 불필요한 고성능 샥 장착한 수천만원대 산악자전거로 (산에서 구르는게 기본인 산악 자전거에 기스날까 코팅까지 해서) 한강변 달리던 한국인들 열풍이 차로 이동했다.


한국인들은 대형차를 선호하며 십만정도 달린차는 스파링 1.2 라운드 마쳤을뿐이다. 이것저것 소모품 갈아주고 십만 또 탄다. (택시는 30만키로 기본이다.)



젊은층에서 한때 월세살면서 할부로 외제차 모는 카푸어가 유행했는데 현타 느끼는 시기가 옴에 현재 쏟아져 나오는 외제차 중고 매물이 그래서 인듯 하다. (카푸어들의 대량양산후 요즘은 외제차가 너무 흔해 하차감이 사라져서 중고차 시장에도 점차 다운 그래이드 교체가 늘고있다 한다.) 거저줘도 유지비 감당못하면 카푸어 되는거다. 차는 외제차인데 타이어 교체할 돈이 없어 네짝 제각각 땜빵 타이어를 달고 있기도 한다. 기스난채 다니면 찢어진 구제 명품 걸친것처럼 없음 티나는거다. (유투브 영상보면 벤틀리 엔진오일 교환에 본사전문가 파견 체류비포함 2천만원 든다고 하는데 진짜인지는..)


연예인 산다는 백억이상 고급빌라는 일반인 공짜로 살라해도 관리비만 매달 5백 내야한다. 동대문 밀리오레 권리금 제로에 임대료 무료인데 텅빈 이유도 관리비 때문이다. 중고 외제차는 감가상각이 빨라 할부끼고 구입하면 차를 팔아도 할부빚만 남는경우 흔하다. (예전 눈뜨면 새버전 나오던 컴퓨터 핸드폰도 얼리버드 할부로 사면 며칠후 50%세일 하곤 했다.)


하루 (평일기준) 렌탈비용 2백5십만원 1박2일 주말 렌트하면 5백만원 이상이다..


부드럽게 차고 나가고 고속 달릴때 차체가 바닥에 자동으로 촥 붙어가는 느낌, 그런 고급 승차감에 한번 맞들이면 아래등급이 만족스럽지 않다. 분수에 맞는 현실을 자각할수록 불만일수 밖에 없다. 남들은 먹고살만하다 하는데 마음은 항상 욕망에 허덕이는 푸어 상태가 된다. 부자나라의 행복지수 바닥인 국민들이 그렇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은 은퇴후 세차일을 한다.

https://youtu.be/uYe-ivIBojg?si=p9luIfpEOWg6cAJ7


대기업 다니던 김부장은 명퇴후 세차일을 한다. 자신의 틀안에서 벗어나면 끝이라 생각하는 나약한 에고의 고정 틀에서 껍질을 깨고 성숙해 가는것이다. 사회적으로 보기엔 몰락한것처럼 보여도 스스로에게 승자인것은 그래서다.


자신이 누렸던 지위에서 사회적으로 한계단 내려올때 에고가 감당하는 심적 절망감은 상당히 취약하다. 몇년전 (코로나 유행시절) 투자 실패로 하루아침에 22조를 날리고 개인 자산이 3조밖에 남지않자 절망감에 자살해버린 투자 전문가 외신을 본적있다. 3조가 누군가에겐 거지가 된 느낌으로 다가온거다.


디자인 혁신으로 주목 받았던 테슬라의 사이버트럭도 한국에서 돌아다닌다. 시선집중 하차감이 부르스웨인일듯


일상생활에 차를 이용하는게 아니라 일상 생활이 차에 치이고 매달리는 형태가 카푸어들의 특징이다. 마음이 가난할때 끝없이 과시욕이 발동된다.


확실히 유류비가 공짜라면 (렌트카라 해도) 쓸데없이 더 달린다는것을 중고매물 보면 바로 안다. 출고 2년만에 십만키로 이상 년식대비 언발란스 하게 뛴 전기차들이 요즘 중고 매물로 나온다. (오직 전기차 매물에서만 볼수있는 특이 현상이다.) 유류비 안드는 비싼 전기차 본전 생각하면 아낌없이 달리는게 본전 뽑는거라 생각하고 (택시나 화물차도 아닌데) 이유없이 매일 달려준건데 단지 유류비 아끼려고 일억짜리 전기차를 선택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 모순됨을 반박하고 싶은거다.


내 형편에선 대중교통 없는 오지에 사는지라 시골길 동네 탈탈거려도 그냥 고장없이 달리기만 하면 만족한다. 분수를 알고 수준에 맞는 올드 보이 여기저기 셀프 수리해가며 감사히 탄다. 당장 시급한 생존문제 해결하는게 우선이라. 삶에서도 취향같은거 없어진지 오래다. 필요한거 있으면 그냥 알리 다이소다.



얼마전 주말에 방풍재료 사려고 대형 이마트 건물안에 매장을 연 다이소 매장 간적이 있다. 히잡을 쓴 외국 여성들과 아이들 쇼핑객이 눈에 많이 띄는데 노인까지 일가족 한국 나들이란걸 알수있다. 정신없이 감탄 소리 지르는 아이들 바라보는 부모들 행복한 표정들이 역력하다.


최대 5천원을 넘지않는 다이소 특성상 한국인들에 다이소는 주로 서민층에서 취향이나 선택권 없이 필요한 생활용품 있으면 그냥 집어드는 편의 잡화점이다. 반면, 신기해 어쩔줄 모르고 온가족이 환호하고 좋아하는 외국인 가족들에게 다이소는 선진문명의 화려한 쇼핑센터다. 노부모까지 가족을 초대해 다이소 구경을 시켜주는 아버지 눈의 뿌듯한 행복감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같은 한국의 다이소 쇼핑인데 행복감은 하늘과 땅 차이다. (8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 유럽가서 보여줬던 행동 그대로 재현이다.)


한국인들에게 유독 특출된 과시욕은 일종의 ( 계층 신분제와 가난에 대한) 보복 보상심리다. 심리적으론 아직 가난에 대한 불안심리가 있고 경제개발국 상태의 졸부행태를 벗지 못했단 말도 된다.


같은 민주주의라 해도 국민 대부분이 경차를 타고 국회의원들이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평등화된 시스템을 가진 북유럽 국가들 보면 국민 개개인 성향이 그런 시스템을 정착 시킨거다. 사회적 보장제도가 국민 생활 기본을 받쳐주기 때문인데 과거, 마을 공동체 문명이었던 바이킹 후예들과 양반 노비 차별 신분제를 지닌 한민족 역사의 최종 결과물이다. 같은 OECD 국가들 사이에서 경제지수는 비슷한데 검소하며 행복한 국민과 사치해도 불행한 국민들로 행복지수는 최고와 최저로 갈라진다.



외국 사람들 눈에 비치는 드라마 속의 한국은 이상향의 선진국 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하지 않다 외치는건 한국사람이다. 현기차를 타면서 외제차로 바꾸고 싶다면 국적을 바꾸면 된다. 현기차도 외국인들에겐 외제차다. (폐차직전 차들도 인기가 좋아 수출한다.) 외국나가 살던 교포들 한국 가끔씩 놀러오면 의료 음식배달 편의점등 대부분 생활이 편리하고 좋다고 신나하는데 뭐가 그리 좋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그 기분을 모른다.


한국에 살면서 현대의 한국인들에게 만족감의 조건이 까다로운 이유는 언제나 기준점이 ‘남들만큼‘ 이어서다. 처음은 남들만큼의 남이 이웃집이나 그 남들 위에 또 벌크업 된 남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빌게이츠나 일론 머스크 까지가 한국인이 바라보는 남들만큼 이다.


그 따라 잡으려는 성질덕에 이만큼 급성장 했지만 내면은 항상 욕구불만 상태다. 갈증이 앞서고 행복은 항상 다음 순번으로 밀리기만 한다. 얻을수록 빈곤이 커져가는 남들만큼 시스템을 어찌하오리까. 지고는 못사는게 한국인들 종특인데 최후 승자만이 만족하는 오징어게임이 언제 끝날지는 누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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