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하늘이 멀게만 느껴지는 그런 날
여느 날, 하늘이 멀게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이상하게도 유독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게 되는 그런 날. 왠지 모르게 절대 닿지 않을, 닿을 수도 없는 하늘을 하염없이 올려다보게 된다. 어느 때보다도 멀게만 느껴지는 그 하늘을 보고 있으면 시끄러운 속을 잠시 쉬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헛된 기대심을 가져서일까.
천천히 움직이는 하늘 속 구름 외엔 세상 모든 게 멈춘 듯한 그 느낌이 좋다. 시끄러운 속도 함께 멈춰진 것만 같아서.
왜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유난히 심장이 빨리 뛰는 날. 유난히 심장 소리가 크게 들리는 날. 유난히 그 진동이 간지러운 그런 날. 속이 거슬리는 날.
속이 유독 시끄러운 그날엔 알게 모르게 머릿속은 텅 빈 느낌이다. 원래 같으면, 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나열하며 해결책을 찾고, 그 문제에서 벗어나려 애써야 하는데. 그러기가 싫은 유독 그런 날이 있다. 속에 것들을 머리에까지 닿지 않도록 회피하는 날. 마음의 시끄러움을 생각으로까지 옮기지 않기 위해 애쓰는 그런 날. 머리에 닿으면 잔잔해질까 해도, 유난히 멀게 느껴지는 날이라 그런지, 더 먼 곳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누르고 누르다 보면, 어느새 난 하늘을 보고 있더라.
계속 바라보아도 절대 닿지 않는 그곳을.
하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