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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na Han Apr 17. 2021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해

2014.04 튀니지아 남부 타타윈의 크사르.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니지아의 사용 언어는 아랍어와 프랑스어.

인구가 적은 남부를 여행하기엔 두 가지 언어 실력이 부족하기 짝이 없었고 교통편 또한 어려운 지역이었기 때문에 사막기후에 가까운 남부를 여행하기 위해 토제에서 내가 원하는 지역들을 데려다주는 조건으로 영어가 가능한 드라이버와 함께 사륜구동차를 이틀 동안 빌려 출발했는데, 드라이버 아저씨는 다행히도 무던하고  맘 좋은 사람이었다.

토제는 튀니지 쪽 사하라 사막과 남부 여행을 하는 관문과 같은 지역이라 그런지 공항이 있는 지역이기도 했다.


이틀 동안 나와 지희 그리고 드라이버 아저씨 이렇게 셋이서 사람도 거의 없는 남부 지역을 사륜구동차로 달리며 셋이 붙어 다니니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고 아저씨 가족 이야기도 듣곤 했는데,  아직까진 첫째 와이프랑 가끔 여행도 하며 잘 살고 있단다.

그런데 와이프 셋까지는 허락되니 능력만 되면 두 번째 와이프를 들일 기세 ^^~  


남성중심인 이곳과는 다른 이야기를 해줘야겠다 싶어, 어떤 지역에서는 반대로 한 여자가 동시에 첫 번째 남편, 두 번째 남편 이렇게 남편들을 여럿 데리고 산다고 이야기해줬더니 나보고 그럴 리가 없다고 농담하지 말라며 절대 믿지 못한다고 했다.  


엄연히 존재하는 다른 문화에 대한 차이를 본인이 속한 사회의 상식만큼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으니 그의 상식에서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사회인 셈이다.  

그런 차이를 굳이 이해시킬 필요도 없으니 농담하냐고 하길래, 진짠데? 하고 그냥 한번 웃어주고 말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사람 사는 거 크게 다를 바 없는 걸 보게 되지만, 몇 가지 다른 삶의 방식으로 인해 사고방식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하는 걸 보게 된다.

그래 봤자 이미 여러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른 사회가 있고 다른 사회에서 살고 있어도 인간으로서 희로애락 느끼고 사는 건 대동소이할 뿐인데, 그들에게는 존재할 수 없는 사회 거나 존재해서도 안 되는 사회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걸 가끔씩 보게 된다.


크사르 울레드 술탄


튀니지 남부 타타윈은 뜨겁고 건조한 사막기후 지역으로 크사르를 만날 수 있던 지역이었다.  

크사르는 집처럼 생겼지만 베르베르인들이 고대부터 사용하던 곡식창고이다,  

크사르 올레드 술탄과 크사르 하다다가 상태가 좋아 들러 볼 만 하지만 지나다 보면 다른 크사르들도 만날 수 있었다.

명색이 곡식창고였는데, 어찌 한두 군데만 있었을까?


특히나 크사르 하다다는 예전 스타워즈 촬영을 했던 곳이어서 벽면의 그림들이 장식적이기도 했다.


이 지역의 뜨거운 기후 특성상 사람들은 땅을 파고 내려가 땅 밑에서 살아 가는데, 곡식들이 오히려 동글동글한 복층의 예쁜 건축물에서 폼나게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크사르 하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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