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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융 Feb 10. 2018

파리지엔의 겨울 패션

파리에 8년 만의 폭설로 최초로 눈이 쌓였다.

눈이 내리긴 하지만 쌓인 적은 없던 파리는 영하 2도에 쌓인 눈으로 온 도시가 마비되었고 친구들은 뷧쇼몽이나 몽마르뜨 언덕에서 스키를 타고 놀고 있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스노우 보드를 즐기는 파리지엔    

  

파리시내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아마도) 기념하여 스키를 즐기는 파리시민


지금 저런 대혼란의 파리도 2016년 겨울에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하나도 춥지 않아 진정한 겨울 패션을 볼 기회가 없었다.  2017년에는 정상적으로 영하 3-7도 정도의 한파(!)가 찾아와 중무장한 파리지앵들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겨울 패션이 통상적으로 기온이 훨씬 더 낮은 한국과도 사뭇 달라서 인상에 참으로 깊게 남았다. 물론 한국의 겨울 패션은 이제 롱패딩으로 대동단결이긴 하지만... 나는 끝까지 그 행렬에 동참하고 싶지 않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쓸데없는 오기를 부리고 있는 중인데 겨울이 한 달만 더 길어져도 무너질지도 모른다.

한국의 흔한 겨울 풍경

전에도 말했듯이 파리의 겨울은 기온은 한국보다 높을지언정 체감 온도는 한국 못지않게 추워서 (뼈가 시려서) 정말 추울 땐 코트를 두 개 입고 다니기도 했다.


그래서, 파리지앵의 겨울 패션은 어떨까?


모자 달린 외투 사랑

우선, 한국에서 절대 유행하지 않지만 파리에선 어느 매장이나 있는 옷이 있다. 바로 모자 달린 외투.

가랑비가 많이 내리는 겨울 날씨에는 우산 쓰기도 애매하고 해서 모자가 달린 외투가 참으로 유용한데 그런탓인지 모자 달린 코트를 입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모자 달린 외투를 안 좋아해서 선물 받은 것도 잘 안 입지만...



 레이어드

실내외 온도차가 큰 겨울은 누구나 옷을 껴입겠지만, 한국에서 정말 단독으로 입을 수 없는 '내복'을 안에 입는다면 이 곳은 언제 벗어도 당당할 수 있는 일반 의복 스웨터 - 블라우스 - 반팔 티셔츠 - 나시 등을 겹쳐 입는다. 패딩-반팔의 코디가 일반적인 한국보다는 조금 더 겹이 많다고 할 수 있겠다.  


가죽부츠 

가죽부츠는 겨울에 여러모로 참으로 유용한데 얘들은 가끔 보면 신발의 종류는 부츠밖에 없다고 믿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츠를 사랑한다. 길거리에선 롱부츠부터 앵클부츠까지 온갖 종류의 가죽 부츠를 신은 파리지앵들을 마주칠 수 있다.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엠마누엘 알트도 늘 가죽부츠 신은 모습이 찍힌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쏘렐 가죽 부츠를 신는 사람은 또 없다. 가죽 부츠는 무조건 얄쌍해야한다.

언제나 시크한 엠마 언니


코트의 길이

파리에서는 의외로 롱코트의 인기가 덜 하다. (물론 패션업계 종사자는 무조건 발목까지 오는 롱코트 이긴 하지만) 엉덩이가 드러나는 블루종 같은 것을 입거나 아니면 엉덩이를 덮는 미디엄 길이의 코트가 훨씬 많이 보인다. 그런데 의외로 무스탕은 무조건 긴 것만 입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 사람은 참고로 죄다 패피인 걸로.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겨울 액세서리

사실 파리지엔 패션을 결정짓는 것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겨울 액세서리라고 생각한다. 영하의 파리는 누구 하나 다를 것 없이 모자와 목도리와 장갑으로 중무장한 것을 볼 수 있다. 모자는 비니, 목도리는 얇은 캐시미어 목도리 말고 큼지막한 숄 크기의 털목도리를 주로 애용한다. 사실 파리에 비하면 기온이 10-15도 정도 더 낮은 한국은 그에 반해  의외로 액세서리에 너무 무심하고 롱패딩에 모든 스탯을 몰빵한 것을 볼 수 있다. 목도리만 착용해도 참으로 따뜻한데 말이다. 그래서 너무 추운 나머지 메텔 모자를 사고자 찾아 헤맨 것이 어언 3개월인데 아직도 찾지 못하였다.





전 세계 모두 이상한파로 고생이 많은데 얼른 이 지겨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으면 좋겠다!

또 여름이 되면 겨울을 손꼽아 기다리겠지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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