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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남 yenam Aug 24. 2019

22. 이것 저것 따라하는 엄마가 되지 말자

요즘 같이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제대로 된 정보도 있는 반면, 근거 없는 소문에 만들어진 정보도 있다. 그리고 주변의 입소문으로 전해지는 정보도 너무 많다.

‘이것은 여기에 좋다더라, 저것은 저기에 좋다더라’ 헷갈릴 정도이다. 요즘에는 일본 육아가 유행이라 일본의 육아법을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근거 없는 정보로 아이들을 되려 힘들게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추위에 강해지라고 아이를 일부러 춥게 키운다며 우리나라 아이도 춥게 키우는 경우가 있다. 일본 아이들은 한 겨울에도 반바지를 입힌다며 따라한다. 일본 아이들이 겨울에 반바지를 입는 경우도 있지만, 반바지를 입을 때에는 스타킹이나 긴 양말, 내복 등으로 체온을 유지한다. 우리나라보다 겨울이 덜 춥기도 하다. 그런데 반바지를 입은 모습만으로 일본 아이처럼 춥게 키우는 것이 정답인 것 마냥 따라한다. 아이에게 체온 유지는 굉장히 중요한데 말이다. 체온이 떨어지게 되면 면역력에 이상이 생겨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고 한다.

이 외에도 갓난아기에 관한 근거 없는 정보들도 많다. 태어난 아이를 며칠씩 굶기는 신생아 단식이라던지, 갓난아기 머리를 밀면 숱이 많아진다던지 하는 등의 근거 없는 정보들이 엄마들을 헷갈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방법들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다보면 아이에게 해가 된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몸이 아플 때 민간요법들을 잘 따랐다. 지금도 민간요법을 맹신하여 병원에도 안 가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있다. 병원과 약을 믿지 못하고, 과잉 진료 때문에 아이가 먹지 않아도 되는 약을 과잉 처방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아픈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집에서 어떻게든 해보려다가 병을 더 키워서 병원에  늦게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에는 육아뿐만 아니라 각종 정보들이 넘쳐난다. 커피를 하루에 세 잔 이상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말도 있고, 커피는 골다공증 유발 위험이 있어 하루 한 잔 이상 먹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리고 우유가 성인에게는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우유를 먹으라 하기도 있다. 이런 정보들을 보면, 어떤 선택이 맞는 것인지 매우 혼란스럽다.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확한 정보를 선택한다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아이를 키울 때도 너무나도 다양한 정보 때문에 헷갈린다.

다른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을 우리 아이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다. 하지만 이것 저것 무분별하게 따라하다보면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유행하면서 아이에게 칭찬을 해줘야 한다는 게 육아의 대세였다. 요즘에는 자존감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아이에게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한 여러 방법에 관한 정보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아들러 육아가 대세이다. 아들러 심리학이 일반인들에게도 영향력을 펼치고 있듯 육아 분야에서도 아들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믿는 만큼 크는 아이들》에서는 아이들을 칭찬하지 말라고 한다. 칭찬대신 믿음과 용기를 주라고 말한다. 처음에 엄마들이 이 말을 들으면 혼란스러울 것이다. 과연 칭찬을 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에 관한 내용은 이 책 4장에서 자세하게 다루었다.

 이처럼 양육에 관한 내용들이 수시로 바뀌고 다양한 정보 속에서 엄마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건지 고민이다. 양육에 대한 정보가 넘친다는 것은 그만큼 엄마들이 양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아이를 똑같은 방법으로 키울 수는 없다. 공립학교에서도 가장 비판을 받는 이유가 평준화 교육이다. 각기 다른 아이들에게 똑같은 교육과정과 일정한 내용을 가르친다는 것은 이와 맞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다. 육아도 마찬가지 아닐까?


비슷한 문제가 있는 아이들도 엄마의 양육 방법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진다. 양육에 대한 정보들은 온전히 잘못되었다는 판단은 하기 어렵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양육 방법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제 원인은 다양하다. 아이에게 전적으로 사랑해주는 것, 엄격하게 키우는 것 모두 맞는 말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칭찬을 주라는 말도, 용기를 주라는 말도 모두 맞다. 다만 엄마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에게 다가가는지, 아이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 책 한 권을 읽고나서 ‘아이들을 무조건 믿고 맡겨야지’, 다른 책을 읽고나서 ‘엄격할 때에는 엄격하게 해야지’라는 단편적인 생각은 위험하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엄마가 원칙을 가지고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며 키운다면 그 방법이 옳은 것이다.


갈수록 핀란드, 일본 등의 외국 양육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육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요즘 엄마들 중에는 우리나라 양육 방법을 버리고 소위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나라의 양육법만 무분별하게 좇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외국은 우리나라와 문화와 환경이 매우 다르다. 나도 이 책을 쓰면서 외국 육아서들도 많이 읽었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 문화에 맞지 않는 것들도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아이들의 문제 사례가 우리 아이와 딱 맞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것 같아도 어딘가 조금 다른 문제 상황에 대한 대응 방법을 보면 엄마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것이다. 그러다가 다른 정보를 찾게 되고 다른 책을 들여다 보게 된다. 지금 우리 부모님들을 생각해보자. 우리의 엄마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우리를 키웠다면 모두 지금 문제를 일으키거나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지금 열심히 잘 살고 있고, 긍정적이며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아졌고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발전해왔다. 물론 지금 우리나라 성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며 지나친 경쟁으로 살기가 팍팍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 상황들이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분명 많고, 밝은 부분들도 있다. 우리의 엄마들도 우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우리를 키우셨다. 정보도 많지 않았고 외국의 육아법도 모르는 엄마들이 많았다. 요즘 엄마들도 스스로를 믿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것 저것 따라하는 엄마가 되지 말자. 지금 엄마가 하고 있는 방식에서 조금 발전한다는 느낌으로 배우길 바란다. 엄마가 양육에 대한 방향성을 잃고 갈팡질팡 한다면 아이도 똑같이 길을 잃게 된다. 그리고 좋다는 것은 분별없이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과잉 육아가 된다. 몸에 좋다고 해서 각종 영양식과 약들을 한꺼번에 먹는 것과 같다. 보양식과 영양제를 이것 저것 많이 먹으면 몸이 어떻게 되겠는가.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충분하며, 그 마음으로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는 잘 자라게 될거다. 오늘도 애쓰는 엄마들을 위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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