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양지에 발을 내디딘 것만 같았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소속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됐지만 나에게 다가와준 동기들이 나의 친구가 되어줬다. 늦은 나이에 재수를 하고 입학했기에 나이차이가 꽤 났지만 내 옆에서 항상 웃어주며 있어줬다 그중 한 친구는 나에게 언니랑 친해지고 싶었어요 라는 다정한 말로 며칠 동안 혼자 학교생활을 했던 나의 마음을 달래 주었고 그 친구와는 서로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여름방학 때 같이 여행도 갈 만큼 친하게 지냈다. 나는 그 친구와 오래갈 관계라고 여겼다. 나보다 어리지만 학교생활에 있어서 그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으며 다정하고 잘 웃어주는 그 친구의 상냥함에 마음을 내주었다
대학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과거의 아픔이 조금씩 치유가 되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 친구들에게 카페에서 음료를 사준다거나 시험기간에 초콜릿을 선물하거나 생일 같은 기념일을 챙겨주는 게 나의 최선이었다.
친구들이 가끔 내 나이 때문에 불편해하는 게 느껴질 때는 일부러 내가 더 장난을 치기도 했었다. 그때마다 친구들은 웃어주었고 나는 그런 방식으로 친구들에게 나를 불편해하지 말라며 무언의 메시지를 나타냈다.
한 한기가 마무리되고 방학 때 까지도 문제가 없었는데 2학기가 되고 나와 방학 때 자주 만나고 여행까지 갔던 그 친구가 말 수도 적어지고 따로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혹시 내가 실수라도 했을까 싶어서 그 친구에게 카톡으로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거면 말해달라고 하니 그 친구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답을 했다. 그렇게 서로 친한 듯 아닌 듯 2학기를 마무리하고 크리스마스이브가 다가와서 친구에게 선물을 보냈다. 친구는 마음만 받겠다며 선물을 거절했다. 그때는 이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거구나라고 느꼈다. 바로 친구에게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답을 했다
친구는 장문의 톡을 보냈다 내가 문제가 있으면 얘기해 달라고 했을 때 개인적인 문제라고 에둘러서 말한 이유는 막상 말하려고 하니 그게 잘 안 돼서 개인적인 문제라고 핑계를 댔다고 한다. 처음에는 내가 재미있고 잘 사주고 그래서 좋았는데 2학기 돼서는 부담스럽고 힘들었다고 한다. 진지한 대화도 하기 싫고 이렇게 말하게 된 점 미안하다고 마지막 톡이 왔다
톡을 보고 나의 어떤 점이 부담스럽고 힘들게 했을까 생각에 잠겼다. 나는 좋은 추억 밖에 없는데…
근데 그건 내 생각이고 일단 그 친구가 힘들었다고 하니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고 힘들었다니 미안하다라고 톡을 보냈다 몇 시간 뒤 1이 사라졌고 그 친구와의 관계는 마무리가 됐다
다음학기 때는 다시 신입생처럼 혼자 터덜터덜 있어야 된다는 생각과 서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친했던 친구가 없어지니 씁쓸하다.
새삼스럽지만 인간관계가 인생에서 제일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