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National Park)에서
녀석은 울루루(Uluru, Ayer’s Rock)에 가보고 싶어 했다. 평원에 우뚝 솟은 바윗덩어리를 보고 싶어 하는 녀석이 신기했다. 호주로 놀러 오라는 광고 화면에 등장하는,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그 바위까지 가기에는 일정상 무리가 있었다. 시드니 근교에서 가볼 만한 곳이 어딘지 검색했다. 경치가 좋고 바위가 많은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으로 정했다.
나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물론 다른 의미에서다. ‘산’ 이름보다 ‘커피’ 이름으로 먼저 알게 되었다. 블루마운틴 커피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Mt. Blue) 산맥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졌고, 블루마운틴 산은 호주의 유칼리나무 잎이 햇빛을 받아 진한 푸른빛을 띠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하나는 참 재미없게 지어진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참 낭만적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녀석은 이곳이 마음에 든 듯하다. 마치 놀이기구 같은 레일웨이(Railway)를 타고 가파른 정상에 올라서 그런지, 처음 본 블루마운틴 능선의 이국적 모습에 감동받아서 그런지 어떤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서 세 자매봉(Three Sisters)을 등진 채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녀석의 모습이 그렇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전망대의 이름이 예쁘다. 이곳에서의 ‘에코’는 꼭 목소리만 메아리 되어 돌아오는 것은 아닌 듯하다. 마음도, 역사도, 바람도 모두 메아리 되어 오는 듯하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안개가 계속 몰려올 것 같은 뿌연 날씨였다. 바람이 계속 불어서 쌀쌀하기도 했다.
* 시닉 월드(Scenic World): 블루마운틴의 테마 관광으로, 레일웨이(Railway), 워크웨이(Walkway), 케이블웨이(Cableway), 스카이웨이(Skyway)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