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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어때 젊은이 Dec 13. 2018

스타트업 브랜드가 캐릭터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

여기어때 콩이 육성 프로젝트

 최근 여기어때 마케팅실에 ‘수상한’ 녀석이 입사했다. 자기 이름을 내건 인스타그램을 열어 일상을 공유하고, ‘인친’들과 소통한다. 대구, 부산, 용인 등 전국을 누비며 hot한 숙소들, hip한 액티비티를 체험하기도 한다. 마케팅실이 마련한 행사에 빠짐없이 등장해 얼굴도 비춘다. 


 인기? 나보다 많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안 됐는데 팔로워가 1,000명에 이른다. 어떤 게시물에는 ‘좋아요’가 1만 개씩 찍히기도 한다. 


 여기어때를 대표하는 캐릭터 ‘콩이’의 활약이다.


▲마케팅실 인턴 ‘콩이’의 인스타그램(@kong.insta)


▲아쿠아플라넷에 놀러 간 콩이



숙박 앱, 킹콩을 품다

 콩이는 우연한 계기로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여기어때 출시 전, 중소형 호텔업은 ‘음지’에 있는 산업이란 인식이 강했어요. 어떻게 하면 모텔 검색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지 고민했죠. 영화 ‘킹콩’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반응이 좋아 앱 아이콘으로 활용하게 됐어요. “

- Jun(임상준), 브랜드디자인팀장 –


▲(왼쪽)영화 ‘킹콩’ 포스터, (오른쪽)건물 꼭대기에서 도심을 내려다보는 콩이


 킹콩이 여자 주인공 ‘앤’을 데리고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위에 올라가 포효한 것처럼 여기어때가 국내외 모든 숙박업소를 아우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콩이 머리 위 볼록 솟은 뿔은 위치를 알리는 ‘안테나’를 상징한다. 여기어때가 위치 기반으로 숙박업소를 찾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라 볼에는 홍조가 있다. 


▲콩이의 변천사. 여기어때가 추구하는 이미지에 따라 콩이의 표정은 수줍음 -> 당당함 -> 친절함으로 바뀌었다.


 콩이는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4년간 변화를 겪었다. 개발 초기 콩이는 수줍음이 많지만 퉁퉁거리는 유머러스한 킹콩이었다. 그 당시 인기를 끌었던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후 여기어때가 숙박업계를 혁신하고 이끌겠다는 바람을 담아, 강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관련 O2O 시장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지금은 좀 더 여유롭고 친절해졌다.


 “초반에는 병맛과 유머러스함을 아슬아슬 오가는, 그러나 부끄럼을 타는 아웃사이더 콘셉트로 기존 캐릭터들과 차별화를 꾀했어요. 최근에 와서야 병맛 캐릭터가 인기인데, 시대를 앞서간 것 같기도 해요.”

- Jun -


 외형적으론 단순해지고 귀엽게 진화했다. 사실적으로 묘사됐던 엉덩이, 손가락, 발가락, 덧니 등은 없애고 손과 발을 흰 털로 덮어 귀여움을 더했다. 반면, 콩이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볼 홍조, 머리 뿔, 긴 팔은 유지했다.



캐릭터의 역할

 캐릭터는 브랜딩에 어떤 도움이 될까.


 먼저, 브랜드가 원하는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캐릭터는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가치를 집약해 의인화한 대상이다. 브랜드 페르소나를 시각적으로 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여기어때의 브랜드 페르소나는 ‘즐거운’, ‘솔직한’, ‘당당한’, ‘쿨한’, ‘20대 남자’다. 


브랜드 페르소나[brand persona]
: 개성, 외모, 가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성별, 크기, 모양, 만족성, 지적 수준, 사회경제적인 위치, 교육 수준 등 소비자가 브랜드에서 연상할 수 있는 인간적인 특성을 표현.


 홍보 효과도 있다. 여기어때가 등장한 2014년 당시 대부분 앱 서비스는 아이콘에 ‘로고타입(logotype)’이나 브랜드를 상징하는 ‘심벌마크(symbol mark)’를 걸었다. 브랜드 없이 캐릭터로만 아이콘을 채운 것은 파격적인 시도였다. 지금도 작은 휴대폰 화면 속 콩이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앱 아이콘의 종류


 그리고 인기 캐릭터는 고객이 브랜드에 느끼는 호감도 상승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화자 역할을 하며 브랜드와 고객의 소통을 돕는다. 


 “연예인 모델은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데 효과적이지만 브랜드에 영구적으로 귀속될 수 없어요. 캐릭터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는 데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대신, 브랜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자산이 되죠.”

- Steve(이상헌), 브랜드마케팅팀장 -



해치보다 라이언이 인기 있는 이유

 모든 캐릭터가 대중과 성공적으로 우호적인 관계 형성을 했던 것은 아니다. 캐릭터가 ‘홍보’ 목적을 띠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섬세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브랜드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캐릭터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카카오프렌즈, 365MC 지방이 등이 국내 성공한 캐릭터로 유명하지만, 이들은 콩이와 결이 다르다.


▲캐릭터의 종류


 지방이는 365MC 광고를 위해 개발된 프로모션 캐릭터(promotion character)였다. 지방이 자체가 365MC의 브랜드 가치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광고 속 지방이를 본뜬 봉제 인형이 비공식적으로 생산돼 인형뽑기 기계를 통해 유통됐고 SNS상에서 인기를 끌면서 365MC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프렌즈는 상품화를 전제로 개발된 머천다이징 캐릭터(merchandising character)다. 카카오톡 기본 이모티콘으로 탑재돼 자연스럽게 카카오톡 이용자 5천만 명에게 노출됐고 각종 문구류나 잡화로 재생산되며 사랑받았다. 지금은 카카오뱅크 대표 모델 자리까지 꿰찼다. 


 콩이를 비롯해 티몬의 티모니, 에스오일의 구도일은 브랜드의 심벌로 활용되는 캐릭터(brand character)로 처음 대중에 소개된 케이스다. 문구류로 접할 수 있는 머천다이징 캐릭터, 엔터테인먼트와 결합된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cartoon/animation character)는 노출 빈도에 따라 인지도와 호감도가 함께 상승한다. 반면, 브랜드 캐릭터는 대중에게 노출되는 채널이 다양하지 않아 캐릭터 자체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얻는 작업이 필요하다.



콩이 육성 프로젝트

▲더퀴즈라이브 MC와 함께한 인스타그램 퀴즈 이벤트


 콩이를 활용한 브랜딩 작업은 시작점에 섰다. 여기어때 사용자는 콩이를 접하면서 호감을 갖는다. 그러나 앱을 사용하지 않는 대중은 콩이와 접점이 없어 생소하게 느낄 터다. 콩이 인스타를 시작으로 숙방, 더퀴즈라이브, 배틀그라운드 등 최대한 다양한 채널에 콩이를 출연시키며 시간과 정성을 들여 대중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2D에서 3D로 튀어나온 콩이


 최근 모델링을 거쳐 콩이의 2D 이미지가 3D로 재탄생됐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을 입혀 콩이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도 진행한다. 2D 이미지로 보여줄 수 없었던 콩이 행동이나 모션을 생동감 있게 전할 수 있다. 향후 굿즈나 문구류, PB상품 등으로 활용해 사용자 일상으로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최근 문을 연 ‘호텔여기어때 광양점’. 콩이를 테마로 한 캐릭터룸을 선보였다.


▲여기어때가 이마트24와 손잡고 '콩이 핫팩'을 출시했다. 전국 이마트24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캐릭터 호감이 브랜드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콩이가 많은 사랑을 받아 우리 서비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

- Jun –


 “콩이로 상업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캐릭터 자체의 호감을 높이는 데 신경 쓰고 있어요. 대중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여기어때 TV CF 메인 모델로도 활동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 Steve -





[참고문헌]

비염려,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위한 캐릭터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 : 문구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균관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2

선민재, 『캐릭터의 특성이 유의미성, 호감성에 미치는 영향』,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학위 논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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