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라라라라라~' (포카리땡땡 광고음악)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나풀거리는 옷을 입고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어여쁜 여성.
여기까지는 나의 머릿속 이미지.
현실은 이상과 많이 다름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 나란히 주차되어 있는 따릉이를 보는 순간 어쩌면 나의 이상에 조금 가까이 가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얼토당토않은 생각 하나가 올라왔다.
왜 그랬을까?
우선 나는 자전거를 못 탄다.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탄 것은 6~7년 전 집 근처 공원에서였다. 주변에 사람이 없고 넓은 곳이라 그럭저럭 탈 수 있었던 것 같지만 사실 자전거를 탈 수 있다와 없다 사이에서 선택하라면 탈 수 없다가 맞는 사람이다.
갑자기 호기심과 의욕이 올라올 수는 있지만 그것이 굳이 월요일 아침일 필요는 없었는데.
살랑거리며 걸어서 출근하더라도 아직은 조금 더울 수 있는 날씨인데 굳이 자전거라니.
물론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면 좀 시원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던 생각회로의 오류 때문이다.
결국 머릿속의 아름다운 그림과는 다르게 내 얼굴은 시뻘게진 화산같이 타올랐고 등에는 땀이 흘렀으며, 무엇보다 불안한 자전거 컨트롤 덕분에 긴 출근길 내내 자전거를 밀면서 걸어갔다.
그냥 걷기만 해도 힘든데 자전거를 밀며 걸으니 어정쩡한 자세가 되었고 그렇게 걸으려니 속도도 나지 않고 걷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분명 내 옆을 스쳐 지나간 다른 자전거 사용자들은 쉽게 가는 듯 보였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숨이 차고 땀이 나며 팔다리가 후들거리는지.
내 옆을 지나가는 자가용 운전자들은 자전거 도로 위에서 헤매고 있는 내 뒷모습을 보았을까.
본인들 출근길에 살짝 스쳐 지나가는 나 같은 사람에게 관심을 둘 사람은 없겠지?
어차피 내가 누군지 모를 테니 난 부끄럽지 않다.
한참을 걸려 (그래봐야 고작 2-30분) 회사 근처 반납 지점에 따릉이를 주차하고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무모한 도전.
이것이야말로 말로만 듣던 무모한 도전이었구나.
시뻘건 얼굴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하루 종일 팔다리가 쑤셨다.
현실의 자전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월요일 아침부터 맛본 날 것의 부끄러움이라니.
나에게 모욕감을 줬다고 외치기엔 내가 너무나 따릉이를 가볍게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따릉이에게 모욕감을 줬는지도 모르겠다.
미안하다, 따릉아.
아직도 도전할 것이 많은 아줌마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이불킥으로 마무리한다.
이불킥 대회를 한다면 아마 올림픽도 나갈 수 있겠다.
이 나이 먹고서도 이렇게 새로운 일이 많다니, 난 아직 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