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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Nov 19. 2024

11월이면 아직 늦지 않았지?

올해 새해맞이를 하면서 One Word를 뽑았을 때 나는 무엇을 뽑았던가.

일상이 무료하고 심심하고 특별한 일 없이 비슷비슷하게 느껴졌기에 뽑았던 하나의 단어는 '재미'였다.


그렇다면 올해는 재미있었나?

재미가 있었다고도, 없었다고도 말하기 약간 애매한 상황이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어떤 날은 재미있고, 어떤 날은 지루하고, 어떤 날은 힘들고, 어떤 날은 그저 그랬다.

어떤 철학자가 그랬던가. 인생은 고통이라고.

그나마 고통스럽지 않았음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사람들이 물어보면 늘 대답한다.

나의 현재 모습이 내가 20년 전 생각했던 나의 미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서울 강남에 30평대 아파트에 살며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고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사는 그냥 보통의 삶. 그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찾으며 사는 일반적인 소시민의 삶이겠거니 생각했던 것은 그대로 맞아떨어져서 더 이상 뭘 바라야 할지도 모르는 삶이 되었다.


가족 중 누구 하나 아픈 사람 없고, 빚쟁이가 쫓아오지 않고, 특별히 속 썩이는 가족, 친척이 없는 삶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감사한 삶이다. 가끔 뭔가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이렇게 걱정 없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뭔가 좀 더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늘 고민한다.

어쩌면 그런 고민 때문에 프로시작러의 삶도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뭔가 새로 시작하면서 느껴지는 활기는 그때뿐. 반짝임은 금방 사그라져 버리고 만다.

그나마 꾸준히 읽는 책이 내 삶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랄까.

아이들과의 시간은 소중하고 행복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아이들도 엄마보다는 친구들 그리고 자기만의 시간이 더 소중한 때가 왔으니 그 영역을 존중해 줘야 할 때가 되었다.


내가 올해 초에 목표했던 한 가지가 떠오른다.

야심 차게 시작만 했지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 일.

그냥 재미로 즐겁게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아직 연말까지 한 달 하고도 조금의 시간이 더 남았다.

그럼 아직은 시간이 있는 거지?


11월은 아직 연말이라기엔 이르다고 말하고 싶다.

그럼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계속 쓰기.


내년의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겠다.

아직은 올해가 끝나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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