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빠지지 않고 열정만 빠지고 있습니다.
신년계획으로 다이어트를 내세운 지 20일을 넘어가고 있다.
같이 시작한 동료는 벌써 3kg가 넘게 빠졌다는데 나는 고작 1.5kg가 내려갔다. 이제 겨우 연말 회식으로 찐 살이 빠진 정도라니 살짝 실망이다. 그래도 갈길이 머니 낙담은 뒤로 미뤄두고 일단 킵고잉.
원래 내가 생각했던 다이어트 방법은 이랬다.
1. 일반식을 유지하되 양을 줄인다.
2. 과식을 했을 경우 이후 식사대용으로 단백질 파우더를 먹는다.
3. 과자를 먹지 않고, 탄산과 주스를 끊고 커피는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4. 헬스장 열심히 다니기. 운동 안 하더라도 가서 샤워라도 하고 온다.
이 정도면 내가 평생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진행해 보고 추이를 보고자 했다.
20여 일간의 진행상황을 보자면 식사양은 좀 줄었으나 아이들 방학이라 회사 가서 일하다가도 얼른 돌아와야 하다 보니 헬스장 가는 시간을 빼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몸무게 변화가 너무 더뎌서 최근에는 궁여지책으로 홈트를 추가했다.
코로나 초기에 홈트만으로 5kg 감량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문제는 이제는 그렇게 열심히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정말 설렁설렁하고 있다. 어쨌든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마음으로 부담 없이.
이 방법이 맞는 방법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는 배고프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겁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간 놀란 점은 나는 단 음식이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과자를 매일 한 봉지씩 먹던 나로서는 과자와 초콜릿을 안 먹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이것들을 끊었는데도 생각보다 괜찮다. 그다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동안 나는 안 먹어도 살 수 있는 것들을 굳이 꾸역꾸역 찾아 먹었다는 말인가.
아직 시작은 너무나도 미미하지만 과자와 초콜릿을 멀리하고도 살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변화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이제는 몸무게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면 좋을 텐데.
밥 한 끼만 굶어도 1kg씩 빠지던 예전의 내 몸뚱이가 아닌 40대 아줌마의 몸은 이러나저러나 요지부동이다.
설날 연휴를 무사히 보낸 후 다시 한번 전환의 기회를 노려본다.
3월 말까지는 아직 두 달의 시간이 남았다. 참 다행이다.
20일 만에 다이어트의 열정은 사라지고 내기만이 남았다.
이거라도 남은 게 어디야.
*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