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마케터가 밝히는 자기 고백의 시간

by 염군

저는 어릴 때부터 글을 쓰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글은 저에게 가장 큰 위안이었고 한바탕 노트에 적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지곤 했던 습관이 지금까지도 글을 쓰게 하는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원래,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 편집부를 들어갔고 이십대가 되어선 유명한 잡지와 신문사에 투고를 하며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봐줬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었죠. 언젠가 어느 한 잡지의 편집장으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직업을 가지는 꿈을 꾸며 그렇게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현재 28살, 저는 어느 한 패션 쇼핑몰의 마케터로 약 2년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와 패션 에디터라는 꿈을 접고 나서 마케팅 업무에서 글이라곤 SNS에 적는 몇 글귀가 전부이지만 아직 저는 글을 쓰고 싶고 책을 내고 싶고 그 책이 이왕이면 잘 팔렸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곤 합니다. 네, 저는 아직도 글을 쓰고 싶습니다.

제가 한 달에 한번 이상씩 썼던 글쓰기를 잠시 접어두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각해보건대 업무를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 횟수가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사실, 마케팅에서 콘텐츠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패션에서 '콘텐츠'는 보다 많은 타겟층에게 그들이 가진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곤 합니다. 패션 에디터가 되고 싶었기에 더 많은 패션과 온갖 박학다식한 지식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업무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업로드를 한다 하여 잘 되는 확률도 많이 드물 수 있고 제가 괜찮다 해도 윗선에서 커트하면 업로드는커녕 사장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글을 잘 쓴다, 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던 그간의 과정은 콘텐츠의 위대성을 잘 알지 못하는 타 마케터들에게는 그저 '허튼소리'에 불가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닫은 다음 부로 저는 어느덧 글 쓰는 것을 잠시 멈추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브런치를 깐 건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다시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쓴다는 건 분명 또 다른 어려움입니다. 나 자신을 드러내야 하고 뜻하지 않게 나 자신이 지질해질 수 있습니다.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반감을 사기 좋은 것 또한 글입니다. 뭐 상관없습니다. 저는 다시, 오늘부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고자 합니다. 누가 읽어주든 몇이 읽어주는 것과 상관없이 말이죠. 그리고 조금은 더 솔직한 심정을 담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듯 제 글에는 제 주변의 사람과 제가 겪은 무수한 일들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들과 있었던 일들을 적다 보면 그들을 저격하는 일들도 있을 거고, 제 감정에 솔직하다 보면 자칫 주관적이지 못하는 견해들도 생기기 나름이겠죠. 상관없습니다. 저는 글을 다시 쓸 것이고, 다시 제 자신이 한 때 잊고 있었던 그 무수한 글의 매력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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