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하기 싫지만 잘하는 것
프롤로그
결국 몸값의 핵심은 어떤 일을 어느 정도로 할 수 있는가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몸값이 비싸지도 않고 부자도 아니라면 제일 먼저 투자해야 할 대상은 부동산도 아니고 주식도 아니다. 자기 투자를 하여 당신을 비싸게 만들어라.
- 세이노의 가르침 발췌 -
CH01. 경험이 많으면 미래를 알 수 있다?
미움받을 용기, 보통의 존재, 잰트리피케이션의 역학, 명견만리, 관점을 디자인하라. 이 문구들의 공통점은 중학교 2학년, 자아의 격변기를 지나며 읽었던 책이다. 따분한 수학 공부만 시작하면 책 읽는 게 재미있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그중에서도 철학 에세이와 경영/경제책을 많이 읽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세상의 흐름과 이를 전망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다던 철학 시간의 수업 내용과 정확히 반대였다. 정확히 말하면 '당신이 미래를 어떻게 알아?' 하는 마음이 컸다.
질문을 반복하며 내가 정의한 예지력(?)의 비결은 경험의 폭이었다. 당시 내 15년 험난한 인생을 살며 쌓은 데이터 베이스로 추론한 결과다. 더 많은 경험은 식견의 깊이로 이어진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 내가 주목했던 점은 '경험이 있어야,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미리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카카오 김범수 회장도 NHN, TMON 등 플랫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대중화에 맞추어 카카오를 출시하며 국내 IT 업계의 거물이 되었다.
"엄마! 나 미국갈래"
지방의 작은 학교에 살던 나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지금 교과서를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어릴 때 시야를 넓혀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전화 한 통으로 미국을 결정하다니 굉장히 부유한 집안에 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담하건대 아니다. 암튼 아니다. 3개월 동안 삼성역에 있는 어학원을 다니며 단기간의 영어 학습을 마치고, 동전지갑과 여권만 들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CH02. 성장의 TDF
현재로 돌아온다. 그 사이에 대학교도 졸업하고, 장교 생활과 짧은 증권사 인턴십도 마쳤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경험보다 나의 전문성의 비중을 높여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경험이란, 직무 관련된 경험으로 15살의 내가 추구하던 막연한 경험과는 다른 맥락이다. 지금부터 하는 경험은 나의 커리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회의 첫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묘하게 기시감이 든다. 대학 입시 준비할 때도 똑같은 기분이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에 대한 조급함의 향연이다. 지금 나는 직장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내가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며, 성장의 피라미드를 뾰족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TDF를 예로 들어 성장의 포트폴리오를 설명한다. TDF는 Target Date Fund로 투자자의 은퇴 예상 시점을 기준으로 생애 주기에 따라 자산 구성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펀드이다. 가장 큰 특성으로는 글라이드 패스가 이 있다. 아래의 사진처럼 비행기가 착륙하듯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 자산 비중을 높이는 설계 방식이다. 즉, 어릴 때는 주식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확보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채권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렇게 자산군과 카레 어을 대칭 해보자
주식- 좋아하는 일
채권- 잘하는 일
혼합- 좋아하지 않지만 잘하는 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직무 역량으로 증명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평생 온실 속 화초로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러한 내 의욕과 다르게, 직장 경험이 없음이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나는 그저 학교 다니고 군 생활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아마 이 걱정은 나와 같이 사회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대부분이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CH03. 지금은 좋아하지 않지만 잘하는 일을 찾아보자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 취준생과 채용팀의 괴리. 수익률과 안정성의 괴리. 이 세계에는 역시 괴리가 있다. 결론부터 제안하자면, 좋아하지 않지만 잘하는 일을 찾아보자. 이 괴리를 빨리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시도해 보자.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의 폭을 키우면 된다. 현재로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추구하다보면 좁은 시각에 시간의 매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내 목표를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재차 강조하지만 결코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일, 주식 같은 커리어 포트폴리오의 비중에도 지속 투자해야 한다. 나는 그것이 경제와 주식 공부, 또는 글을 쓰는 일이다. 그래서 '월가보다 한발 늦는 데일리 시황'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쓰는 글이 당장 엄청난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 수는 없을지라도, 꾸준히 투자하다 보면 복리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나는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님도) 아직 어려서 할 수 있다. 평균 7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도 고교 진학 후,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계신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기회가 아닌, 열정과 집념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맺으며: 꿈은 멀리, 손은 가까이
친구들과 종종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 사실 둘 다 없지만 큰소리쳐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돈이야 벌면 된다. 욕심이 있어서 그렇지 찾아보면 일자리가 많다. 꿈은 높게 바라보면서, 현실에서 두 손은 가까이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적당한 스트레스와 현재 행복의 균형 지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집필하면서도 심란한 마음의 결을 정리한다. 브런치의 선택을 받으신 독자님들 역시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용기를 얻으면 참 좋겠다.
이 글은 미키김(유튜브)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