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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LeeHa Oct 27. 2019

브런치, 시민을 만찬에 초대하다

브런치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전 어느 때인가 다음에서 운영하는 '브런치'에 대해 몇 번 들어 본 적은 있었어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방법도 몰랐고 관심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브런치'에서 활동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 사이 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브런치로 가세요


시작한지 넉달 된 블로그를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제 이웃 중 한 분께 '키워드' 강의를 듣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키워드'가 뭔지 도무지 모르는 저에게 하루 방문자 2000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는 워킹맘이자 파워블로거, 키워드의 절대강자이면서 마케팅의 귀재로 통하는 강사님은 너무 대단한 존재로 보였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저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브런치로 가세요!"

"네? 그럼, 블로그를 하지 말라고요?"

"아뇨. 블로그도 하시면서 브런치도 하세요?"

"허걱. 두, 두 개를 하라고요???? 저더러요????"


제가 그때 아주 많이 당황했어요. 블로그도 겨우 겨우 하고 있던 저는 '브런치'까지 운영하는 건 무리라고 자체 판단. 충고를 그냥 무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청개구리라서 죄송해요.



그때 마침 추석 즈음 영흥도 바닷가에 가게 되었는데요. 바닷가와 근처의 예쁜 카페 사진을 잔뜩 찍어 왔거든요. 그런데 포스팅을 하다 보면 저는 이야기가 자꾸만 옆으로 새는 거예요.


바다 이야기를 할 때 유기견 이야기가 나오고요. 목동으로 전락하게 된 고려의 왕족 이야기가 나와 버립니다. 결국 아직도 영흥도의 예쁜 카페는 포스팅을 못하고 있어요.


한 달 예정이었던 강의가 다 끝나갈 무렵. 강사님께서 저에게 아직도 브런치 신청을 안 한 거냐고 진지하게 물으셨어요. 할 수만 있다면 본인이 직접 등록을 해주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요.ㅜㅜ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아이 키울 때 말 안 들으면 얼마나 속이 터지는지 뻔히 알면서도 저도 그러고 있었던 거죠. 청개구리 짓은 그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브런치에 가서 작가 신청을 하고 이틀 만엔가 연락을 받았어요. 브런치 작가로 활동할 수 있다는 메일을 받고 그렇게 저는 블로그에 이어 새로운 플랫폼 하나를 더 얻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글을 어떻게 관리해 주나요?



처음 브런치를 시작한 9월 18일 첫날 조회수는 30, 두 번째 날은 81... 이렇게 조금씩 시작이 되었어요.




그러다가 차츰 제가 올린 포스팅들이 브런치 앱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노출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포착해서 캡처 후 저에게 톡으로 보내주는 것이 남편의 새로운 취미가 되었답니다.


같은 글이라도 바탕화면이나 배경을 여러 가지의 형태로 바꿔서 띄워주시더군요. 그리고 인기글에도 지속적으로 올려 줍니다. 인기글은 랜덤 형식으로 사라졌다 나타났다 반복해서요. 많은 분들의 글이 돌아가면서 올라 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회수가 5000~6000까지 폭발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럴 경우는 다음 메인의 어느 끄트머리에라도 걸렸을 때라더군요.


저로서는 난생처음 겪어 본 일이라 어리둥절했는데요. 다른 분들의 경우는 글 하나에 몇 십만씩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한다고 해요.





이틀간 글 하나에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메인에 걸린 적은 이제 없어요. 그래도 브런치 앱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많은 사람들의 글을 다양하게 노출시켜 줍니다. 그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브런치는 추천을 인기글과 카테고리별로 분류를 해 놓아서 눈에 잘 띄게 해 놓았거든요. 마음에 드는 카테고리에서 글을 찾기도 쉽습니다.




브런치에서 글 하나를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기 위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는 장면들은 참 많은데요. 정말 여러 형태로 글의 옷을 바꿔 입혀서 브런치 앱에 계속 노출을 해 줍니다. 세세하게 신경 써 주는 모습이 굉장히 고맙더라고요.


그러나 브런치 앱에 노출이 된다고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아요. 네이버나 다음 모두 메인 화면에 떠야지만 반응이 크죠. 그런 기대나 욕심은 없습니다. 그저 저는 제 글들을 이렇게 다양한 화면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브런치'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도 예쁘게 화면 전체에 노출을 시켜줘서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요. 감사한 일이지요.


쌓여있는 글들도 조금씩 지속적으로 조회가 됩니다. 블로그의 경우는 지난 글들을 보는 방문자가 거의 없지만 브런치는 누군가가 계속 저의 지난 글들을 읽어 줍니다. 같은 내용의 포스팅이라도 블로그와 브런치에서는 소비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블로그와 브런치 초보인 저는 여전히 두 곳 모두에서 헤매고 있지만요. 이런 경험들 덕분에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브런치는 작가님들이 쓰신 글들을 최대한 예쁜 틀에 넣어서 독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제품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원활하게 이전하기 위한 기획 활동이 마케팅이라면, 브런치는 그 마케팅에 진심을 담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조회수가 낮거나 구독자가 안 늘거나 그런 것에 상관없이 저는 앞으로도 브런치에 계속 글을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브런치가 제 글에 고운 옷을 입혀주신 덕분에 꾸준히 조금 더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거든요.  


브런치!  글의 만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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