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빈자리

연분도련 캘리에세이 #25

by 도하





해가 짧아지는 모습을 보면 뭔가 허전함을
느끼곤 해. 짧아져버린 아침 그리고 길어져버린 저녁. 어딘가 비어버린 시간이 존재하지 않을까. 한 걸음 물러난 낮의 시간, 그 자리를 메꾸려 다가가는 밤의 시간. 성큼 다가와 미쳐 채우지 못하고 남아버린 미아 같은 시간이 밤의 끝에 존재하지 않을까?









새벽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깜깜한 하늘에 별을 세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손톱을 물어뜯으며 해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그 공간은 밤의 빈자리. 그곳에서 내일을 미루다 마주치는 두 사람은 손잡고 해를 맞이하겠지. 미워할 수만은 없는 그 빈자리. 가끔은 그 자리에 일부러 찾아가고 싶을 때도 있어.



글/캘리그라피 _ 연분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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