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연분도련 캘리에세이 #24

by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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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힘내 라는 말 대신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이 있을까.

오래된 커플에게 사랑한다는 말이 조금 지루해질 때, 보고 싶다는 말로. 때로는 말없이 뒤에서 안아줌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괜찮아라는 말을 너무 쉽게 써버리고 전해버리니 우리는 괜찮아 라는 말에 면역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좋아하는 작가 '봄눈별'님의 글 중에 이런 글이 있었다. 누군가가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나도 힘들어라는 말 대신 내게 힘들다는 말을 해 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기. 이 말을 내 친구에게 전해주었을 때, 그 친구도 울고 나도 울었다. 아마 우리는 무의식에 괜찮아라는 말을 전하며 나도 힘든데 너를 어떻게 위로해주겠니라는 마음을 그 말에 실어버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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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인생에는 고마운 일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가 혹은 그녀가 나에게 힘들다고 이야기해주는 것까지 고마운 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 나는 아직 모자랐던 것 같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모난 마음을 살짝 누르고 미소를 띠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고맙다는 말에서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면 충분히 참고도 남는 가치 있는 행동이다. 쉽게 할 수 있는 고맙다는 말을 이런 순간에도 쓸 수 있다는 것을 바보같이 지나치고 살고 있었다니.

일상 속 쉽게 지나치는 이야기들 속에서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해주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나름의 디자인 철학을 세우고 디자인을 하려 하지만 아직은 더 주위를 둘러보아야 함을 느낀다.








글/캘리그라피 _ 연분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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