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언제난 어딘가에는 끼지 못하는 사람,
모든 세상에 걸쳐 있으나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이.
도깨비.
도움이 되고싶어 빗자루가 되어
누군가의 신발장에서,
누군가의 서랍장에서,
누군가의 침실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그래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못생긴 도깨비'
지워진 채 살아가는 존재.
아무도 부르지 않는 이름을 스스로 되뇌이며.
더러운 집 한켠에 머물러 있다.
세상을 부수고 싶은 날도 많았다.
지나가는 행인의 머리에 먼지가 가득한 보따리를 풀어버릴까
내리막길의 눈이되어 모두를 미끄러트려 버릴까
신호등을 고장내버릴까
하지만 상상속일뿐, 현실에선
누군가를 지켜주는 영웅이 되고 싶었다.
매일 밤,
모두가 자신을 찾는 세상을 꿈꿨다.
사랑한다 말해주는 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꿈.
누군가 나를 기다려주는 상상.
하지만 아침이 오면,
늘 아무도 없는 방,
너저분한 집,
그렇게 현실속으로 돌아왔다.
때로는 죽고싶었다.
그럼에도 죽지 못했다.
죽고 싶다는 말은 이미 입에 익었지만,
죽는 법은 여전히 낯설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신과 같은 결의 인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생긴것, 인간관계 등 삶의 결 빼고는 모든게 정 반대였다.
죽지 못해 사는 이유.
나 자신이 뜻하지도않게 너무 많은 인생에 참조되어있었다.
싱글톤클래스처럼 매우 강한 결합이 때로는 이승을 떠나지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호출당하고,
필요할 땐 불려오고,
그래서 없어지면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겁쟁이라서 죽지못해'
'넌 누군가의 엑스트라야'
머릿속에 되뇌이지만, 뭐, 꼭 메인스토리의 주인공일 필요도 없는거 같다.
매우 거대한 스토리에서 나온 브랜치 하나가 또 하나의 이야기의 주를 이루듯
그렇게 살아가려한다.
너는 누구도 찾지 않는 못생긴 도깨비지만, 누군가에겐 충분히 빛나는 도깨비라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