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과자 장례식.

난임일기 : 나를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의 기록.

by 연두
18. 과자장례식.png



난임 타파를 위한 진료 상담 중에, 피해야 할 음식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익히 알다시피 치킨, 튀김류, 마라탕, 과자 !!!!!!!!!!


그래도 고기는 괜찮잖아 하며 먹던 치킨에서

오빠는 심히 배신감을 느꼈고,

다 알고있지만, 선생님의 목소리로 듣는 과자는

좌절감에 정점을 찍어버렸다.


집으로 돌아와 몇일 전 사놓은 닭다리 과자를 본 오빠는

“저 과자의 장례식을 치뤄줘야겠어.” 하고는

과자 서랍 안에 비석처럼 소중히 세워뒀다.


퇴근하면 입이 심심하다고

참새 방앗간 들르듯 그렇게 열었다 닫았다 했던

과자 서랍을 한 번도 열어보지 않고

삼주쯤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기 시작하니,

이년간 자취를 감추었던 턱선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빠! 살빠졌네??”

“아직 아냐.”


다음날, 점심 시간에 전화해서는

화장실 가서 봤더니 턱선이 좀 보인단다 ㅋㅋ


어후 얄미시러워라 내가 과자먹지 말라고 할 땐 말도 안듣더니,

선생님이 말하니까 듣는거봐.


남자들은 정확한 수치에 의해서 진단을 내려야만

신뢰와 실천을 한다나 뭐라나 했던

지나가던 릴스의 쓸대없는 얘기가 맞다고 생각한건 오랜만이었다.


와이프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떨어져. 알겠냐!!

작가의 이전글17. 마지막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