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꽃말

006. 큰낭아초

by 한량돌

듣고 싶은 노래

들을 수 없는 노래들



정신없이 몰두하다 한숨 돌릴 때

문득 떠오르는 그때 그 노래


네가 열심히 기타를 연주하며 불러줬던

<내일을 묻는다>


남이 된 지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홀로 하루를 살아갈 때면

스륵 떠오르는 너의 눈웃음, 그 미소


이제는 그 노래를 들어도

아프거나 슬프지 않아


밝고 따뜻했던 그때 풍경 속으로

사뿐히 따라갈 뿐


기억은 분명 미화되었을 건데

노래는 거기 그대로 살아있네



물건들을 정리하다 널 발견할 때

문득 떠오르는 그때 그 노래


네가 뒤 돌아 떠날 때쯤 불러줬던

<괜찮아도 괜찮아>


치우고 치워도 나오는 네 물건처럼

여전히 홀로 하루를 살아갈 때면

자꾸 떠오르는 너와 내 약속들, 그 몸짓


아직은 그 노래를 듣기엔

자의로는 어려운 거야


무작위로 흐르는 재생 목록에선

화들짝 넘겨버릴 뿐


기억은 분명 흐릿해질 건데

노래는 거기 그대로 서성이네



이제는 듣고 싶은 노래

아직은 들을 수 없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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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https://www.knowyourweeds.com/en/weeds/Indigofera_bunge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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