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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Dec 25. 2021

해가지지않은곳에서기다리는

신용재개인전

해가지지않은곳에서기다리는

2021. 10. 21. - 10. 31. 

햇빛이 잘드는 이곳


신용재작가는 인간의 삶 속에서 매일 마주하는 ‘하늘’이라는 소재로 주변 상황과 삶의 변화를 캔버스 화면에 

기록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야외로 직접 나가 마주한 하늘의 순간을 일기처럼 기록한 <인상적인 집합체>를 

비롯하여, 닿을 수 없는 이에게 하늘로 보내는 메시지를 한 건물 옥상에서 모스부호 형태로 그린 <옥상의 

아리아>를 전시한다. 

하늘로 자신의 감정을 대입하면서 여러 시도를 하는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단순히 자연의 형태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잊지 못할 대상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거나 그리는 그 자체로 위로와 치유가 

작동하는 과정이다. 


26도씨 햇곳에서 신용재작가는 완성된 작품보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그가 사용하는 햇곳은 11일간은 그의 작업실이 되어있는 상태.

공간 이름인 #햇빛이잘드는이곳 과 전시명인 #해가지지않은곳에서기다리는 과 참 잘 어우러진다.

작가는 11일동안 오후 4시부터 (혹은 그보다 늦은 시간부터) 해가 질 때까지 햇곳의 하늘을 기록하고, 그 하늘은 그날의 회화의 소스가 된다.

기록한 하늘 영상과 떠오른 단어, 그리고 합판과 물감이 서로 엉키고 섞이며,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다.

사실 작가는 하늘을 그린다고 하긴 보다는 그 하루를 그린다. 하늘 연작의 초기에는 하늘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면, 해를 거듭할 수록 하늘은 해체되고 감정이 은유된다. 

유리문에 상영되는 해가 지지 않은 하늘은 큰 변화가 없이 일상적으로 흘려간다면,  11일동안 작가가 생산하는 이미지들이 예측불가능하게 완성되어 나온다.

해가 지지 않는 것은 하늘의 해가 아닌, 작가의 회화였다.


#신용재작가 #26도씨 #신용재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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