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농사적 예술하기 프로젝트
이자연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2021. 10. 28. - 11. 24.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에서는 이자연작가의 개인전 [그날이 그날 같은] 을 개최하였다.
그동안 ‘사이의 간극’, ‘붉은 촉’ 시리즈 등 내면의 불안한 심리, 주로 타인을 통해 드러나는
‘불완전한 자아’를 물성이 강한 오브제 설치나 조각으로 표현한 이자연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제작을 위한 ‘재료’와 그 ‘재료’를 만드는 과정을 아카이빙하여 보여준다.
그동안 보여준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형식으로 낯설게 다가오는
이번전시의 ‘주제’이자 주재료는 ‘목화’이다.
전시장에는 작가가 수확한 결과물(목화솜, 면실유, 영상, 기록집),
즉 전시된 수확물은 원재료 그 자체로 가공이 거의 없는 상태로 놓인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사람과의 관계가 대상이고 그 안에서 서사가 그려진
이 전 작업과는 다르게, 본 전시에서는 재료 그 자체를 바라보는
작가 본인만 있을 뿐이다.
작가도 작업도 모두 가공되지 않은 채 날것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그럼 작가가 가공(작업)한 것은 무엇일까?
2년 동안 씨앗을 뿌리고 목화를 수확한 뒤, 솜과 면실유를 뽑는 농사 노동의 시간과
자신이 수확한 목화가 작품으로 가공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나열되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농사’ 그 자체를 ‘예술’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농사’라는 노동의 한 행위가 과연 ‘예술’로 볼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펼치기 전에
자신이 사용하는 재료를 직접 키우고 생산하는 한 해의 흐름이
생명과 소멸, 생과 사의 순환, 그리고이는
‘붉은 촉’에서부터 특징되는 노동집약적인 작가의 작업 방식,
작가에게 ‘창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또한, 그 과정은 코로나19 이후 촉발된
기후위기와 환경에 대한 논의와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