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단막2장 :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은유 작가의 <글쓰기 상담소>에서 그녀는 '만약 제가 글쓰기를 그만둔다면 재능 없음을 비관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없음을 비관해서일 거예요.'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쓰려는 욕구는 충만했던 것 같다.
혼자 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데 생각이 꼬리를 물다보면 내가 이렇게 재미있는 생각을 할 수가! 어서 집에가서 적어야겠다. 라며 발걸음을 더 빠르게 총총 움직인다.
하지만 막상 집에 도착하면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기억도 안나고 설렁 기억이 남아있어도 '집'이라는 아늑한 쉼에 정복되어버린다.
쓰는 건 재능이라고 믿었다.
사실 그 믿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은 건 쓰고 싶은 욕구부터가 재능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는 것, 수학문제를 푸는 것, 춤을 추는 것 등 뭔가의 '-것'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뭐 하나라도 재료가 있어야 가능한게 아닌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재미없는 삶
생각해보니 쓰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는 그만큼 세상이 재미있게 느끼는 청년이라는 신분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요즘의 글쓰기에 대한 욕구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 혹은 수단으로서 글을 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쓰기라는 노동은 그냥 '노동'이 되었다.
불행을 극복하기 위한 글쓰기
노동을 취미로, 취미는 나의 표현방식으로 친해져보려한다. 나는 하고싶은 말이 분명 있다. 그 대상이 세상이던, 단 한 사람이던 어쨌든 없지 않다. 말은 주워담기 힘드나 수정이 가능한 글쓰기, 그 글쓰기 역시 세상에 나온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여전히 어렵지만, 이 행위에 시간을 소비해보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