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집급
2025년 1월, 드디어 진급했다. 남들은 3~4년이면 쟁취하는 직급을 얻기 위해 장작 8년이 걸렸다. 아이 낳고 자리 비운 시간은 고스란히 인정된다고들 하지만 과연 그랬을까 싶다. 두 아이를 낳고 사라져 버린 3년의 공백을 인정하더라도 5년이 넘는 시간이었다. 3년 전, 분명 내 차례만 남은 상황이었는데 이유 없이 부서 이동을 당했다. 너무나 달라져 버린 환경에서 모든 걸 새로이 시작해야 했던 힘든 상황.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의 연속이었다. 1년에서 6개월이 더 흐르고 나서야 환경과 직무, 사람에게 겨우 적응했고, 묵묵히 내 할 일을 해 나갔지만 미운 오리 새끼처럼 내 편이 없는 상황에서 진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년의 세월 동안 2명에게 먼저 자리를 내어주고 나서야 겨우 내가 일어설 자리를 만났다. 한자리만 있어서 이번에도 불가능하겠지 싶었는데, 게시판에 내 이름이 뜬 걸 보고 묵은 악감정이 다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리스트에 이름만 올려주면 충분히 자격이 되는 사람이었는데 그걸 안 해주다니, 난 충분히 쓸모 있는 사람이었어. 이번 진급으로 무너졌던 자존감도 조금은 회복된 느낌이다.
2025년의 시작, 남편도 나도 나란히 직위가 올라가는 고마운 순간을 맞이했다. 이 회사 안에서만큼은 부부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와이프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기보다는 내 모습 그대로를 평가받고 싶었다. 내 능력을 바탕으로 잘하고 못함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평가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
‘진급 축하합니다’란 말을 참 많이도 들었던 하루였다. 그 말이 듣기 싫지 않았고 찌그러진 내 자존심을 조금은 펼쳐놓아 주었다. 앞으로 또 어떤 시련이 닥칠지 알 수 없지만 당분간은 기쁨의 순간을 온몸으로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