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연구
놀이터 바닥재의 종류로는
EPDM(합성고무칩), 모래, 잔디, 인조잔디, 콩자갈, 우드칩, 코르크칩이 있다.
그 중,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EPDM과 모래 중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친환경적인 재료라고 코르크칩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019년, 학교와 유치원의 놀이터 컨설팅을 하면서 코르크를 선호하는 게 유행처럼 보였다. EPDM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기사가 나와서인지 모르겠지만, 비용이 높아서 부담스러울 뿐이지 어딜가나 '코르크' 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 때의 나는 코르크를 추천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독일에 있으면서 코르크칩이 과연 친환경일까? 의문이 들어서 조사했을때, 코르크칩 자체는 천연소재가 맞지만, 놀이터 바닥에 설치할때는 바인더(접착제)를 써야하는데, 그것은 EPDM 설치할 때 쓰는 것과 동일한 '폴리우레탄'이었다. 게다가, 코르크칩은 EPDM보다 바인더를 더 많이 흡수하고, 기후에 따라 더 많이 뿜어낸다는 걸 알았다.
다행인지, 안타까운건지.
그런 유행 1년 후에, 코르크칩 설치한 곳에서 불만들이 나왔다. 더 많이 갈라지고, 부셔져서 흩어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작업하는 품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유럽에서 코르크칩을 대량으로 (거의 독점) 생산,판매하는 업체에게 이 점에 대해서 문의했다. 뭔가 더 나은 바인더를 쓰는지, 친환경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대답은 '아직까지 더 나은 솔루션을 찾지 못했다. 계속 연구중이다' 였다. 그게 7년 전이었고, 지금까지 동일하다.
매월 진행하는 'Soultion Design Meeting'에서 이번엔 내가 '클라이머'와 '코르크칩'에 대해 진행하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추운 기후때문인지, 수축.팽창이 너무 심해서 2곳 외에는 설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많이 설치된다고 한다. 유지 관리 상태도 좋다.(건조한 기후)
-덴마크는 코르크칩과 우드칩을 섞어서 디자인한 사례를 공유했는데, 아직 2년밖에 안 지나서 효과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
-스웨덴은 코르크칩을 쓴 적이 없고, 인조잔디(아래는 모래)를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독일은 코르크칩보다는 우드칩과 콩자갈을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결론, 코르크칩은 천연소재이지만, 놀이터 바닥에 사용할 때는 폴리우레탄 바인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완전히 친환경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기후와 유지관리 상태에 따라 성능 차이도 크다.
즉, 코르크칩은 무조건 좋은 대안도, 가짜 친환경도 아니며, 조건과 맥락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야 하는 소재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다함께 더 나은 솔루션을 찾아야 하는게 어린이 놀이 관련 일을 하는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