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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킴 Aug 18. 2022

A great pirate

해적 작품 이야기 1



<a great pirate> 은 나의 네 가지 주제 중 하나인 <Traveler> 연작에서 파생된 나의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간 작품들이다. <Traveler> 연작들을 하며 수많은 인물들을 그려보며 생각한.. 과연 나는 이 삶을 어떻게 여행하고 있을까?




그 고민을 하던 중 작년.. 우연하게 해적에 관한 글을 마주하게 되었다.


출처 : 트위터 @powerful_play_g

트위터에서 만난 글.. 진짜일까?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팩트체크를 해보려 영문으로 다시 검색을 했다.

"The eye patch could be used to prepare one eye to see in the dark, so when they would go below deck they could swap the eye patch from one eye to the other and see with the eye that has already adjusted to low light conditions. This would allow them to instantly see in the dark." 인디애나 폴리스에 위치한 어린이 뮤지엄에서 나와있는 설명글이다. 아. 진짜구나!




"안대는 해적의 상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해적이나 선원들이 안대를 쓰는 이유는 꼭 애꾸라서만이 아니였다고 한다. 우리 눈은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가거나 혹은 반대 상황일 때 주변 상황에 적응하기 전까진 일시적으로 시력이 상실되는데, 선박 생활 시 어두컴컴한 창고에 들어갔을 때 미리 안대로 가려놨던 눈을 사용하면 어둠에 적응이 끝난 눈이기 때문에 적응기간 없이 잘 보인다. 그 외에도 위치 측량을 할 때 태양을 똑바로 보아야 했기 때문에 눈을 보기 위해서 쓰기도 했다고 한다."


치열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눈 한쪽을 어둠에 담그고 있어야 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글을 읽다 보면 동질감이 느껴지는 묘사들이 있다. 그런 마음을 해적을 묘사하는 글에서 느끼게 되었고 이를 캔버스에 옮겨 담아 나의 삶을 투영한 인물들을 그려보자고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나를 스스로 설득하기 위해서, 그리고 관람객을 이해시키기 위해 작품에 대한 리서치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헛되이 쓰지 않는 시간들이다. 이런 시간들은 내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다면 내게 있어서 안대의 의미는 무엇인지?

바다를 항해하며 사는 것은 어떤 것인지?

내가 있는 바다는 어떤 바다인지?

어떤 모습의 해적으로 사는지?

내가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있는 주체는 무엇인지?

그렇다면 인물이 입고 있어야 하는 옷들은 어떤 옷인지?

그러한 옷으로 무엇을 또 이야기할 수 있는지?

왜 안대에 그림을 그리는지?

등을 고민하게 된다.


그런 생각과 글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a great pirate>이다.


내 작품 속 해적들은 각자에게 빼앗긴 소중한 꿈을 되찾기 위해 치열하게 항해하는 여행자로 설정이 된다. 그 소중한 꿈은 작품을 받아드리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른 해석이 될 수 있겠다.


"외로움과 두려움이 우릴 힘들게 하여도 결코 피하지 않아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바다에 희망이 우리를 부르니까 거센 바람 높은 파도가 우리 앞길 막아서도 결코 두렵지 않아 끝없이 펼쳐진 수많은 시련들 밝은 내일 위한 거야 말도 안돼 고개 저어도 내 안에 나 나를 보고 속삭여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용기를 내 넌 할 수 있어 "'원피스' 주제곡 우리의 꿈 -코요태 가사 중 일부





누군가 이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든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각자가 처한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며 끝없이 밀려드는 고난을 잘 헤쳐나가는 분이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처한 환경과 현실은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각자 처한 현실을 이겨내고 더 나은 내일로 향하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중요하다.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들은 그런 것들이다. 누군가에게 해석이 다르게 보인다면 그것도 행복하다. 나에겐 또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가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 뒤에 치열하게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다는 '메멘토 모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삶을 소중히 하고 일상을 인식하며 사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야지.




자 그럼 이제 그림을 보면 더 재미있는 요소인 옷을 살펴보자.


 

내 작품들을 보다 보면 물론 티셔츠나 편한 차림의 의상도 있지만 종종 이 스웨터를 입은 사람이 등장한다.

이 스웨터에 짜인 무늬는 '아란 무늬' 로서 아일랜드 북서쪽에 위치한 아란 제도에서 험한 바다에 나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손수 짜 만든 무늬이다. 저 무늬에는 각 의미들이 숨겨져 있는데 어선의 튼튼한 로프를 연상시키는 무늬는 바다 위 무사 안전과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외에도 다이아몬드 무늬는 부와 번영을 의미해서 이를 함께 짜 스웨터를 완성했다. 스웨터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마음이 가득 들어있기에 실제로 이 스웨터를 그릴 때마다 그런 마음과 의미를 붓 끝에 담아 그려보고는 한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거친 바다에 나가 해적처럼 살아가는 운명이라 생각하지만 이를 보는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감히 헤아려 볼 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거친 바다에서 항해하는 마음과 그것을 지켜보는 이의 마음은 하나로 표현될 수 없기에 다양한 기호와 상징을 한데 뭉쳐 옷으로 대신해 표현한다.

각자의 바다에서 무사하게 돌아올 수 있기를!


다음에 혹시 이 해적 작품들을 만나게 되면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숨은 재미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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