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8CA
태평양 해안을 안고 있는 캘리포니아 어느 동네에, 반시계방향으로 작은 박스형 타로 가게, 문 연지 얼마 안된 멕시칸 식당, 세계적인 체인 호텔, 그리고 오래된 동네 슈퍼가 빙 둘러 있는 오래된 어느 교차로가 있다.
신호등도 회전교차로도 없는 이 곳에는 주말마다 관광객들이 몰린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이 바로 코앞에 있어서다.
꽤 넓은 주차장이 가득차고도 넘치게 많은 차와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떻게 차분하게 질서를 유지해 내는지, 이 교차로 볼 때마다 참 신기하다.
요즘은 야간 개장까지 하고 있으니 저녁까지도 시끌시끌.
그러다 날이 어둑해지면 관광객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그제야 한산해진 가을밤의 보드웍(Boardwalk), 산타 크루즈 해변.
주말 저녁, 해가 저물다 어느 새 어둠 속에 묻힌 오래된 교차로. 관광객들은 만실 호텔로 하나둘 찾아들고, 적막이 흐르는 횡단보도를 전봇대 불빛하나와 식당 램프만이 간신히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