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에 대한 소비자 조사 리뷰
전통적인 방식으로 동물을 도축하여 얻어진 고기와는 달리, 식물성 재료나 동물 세포 배양을 통해 얻어지는 대체육류. 아직 초기 시장이긴 하지만, 식물성 대체육은 이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배양육도 몇 년 내에 우리의 식탁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문제는 과연 소비자들이 대체육을 원하고 소비할 것인가다. 이를 가늠해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실시한 소비자 조사를 리뷰해 보고자 한다.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가 실시한 McKinsey Global Future of Food Survey 2022에 따르면, 서구권에서는 플렉시테리언의 큰 비중으로 인해 붉은 고기를 적게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소비자 트렌드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특히 서유럽에서 두드러지는데,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각각 52, 51%의 응답자가 지난 1년 간 붉은 고기를 줄이거나 먹지 않았다고 답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응답률이 43, 37%였다. 위 4개 국가 모두에서 육류를 제한하는 인구는 이미 50%를 넘었다.
세대별로 식습관 변화를 쪼개어 보았을 때는 보다 젊은 소비자 층에서 그 변화가 더 두드러졌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4개국 모두에서 50% 이상의 응답자가 코로나19 이후 식습관을 바꾸었다고 답했다.
비슷한 결과를 Good Food Institute Europe이 의뢰하여 OpinionWay가 실시한 서베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사는 2022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4096명의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4개국 모두에서 지난 5년간 육류 섭취를 줄였다는 응답은 과반수를 넘었다. 아예 멈추었다는 응답은 16~31%에 달했다.
붉은 고기 섭취를 멈추거나, 줄이거나, 한 번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환경이었다. 그 외에 동물 복지, 건강, 비싼 가격 등이 많이 언급되었다.
위 4개국에서 60% 이상의 응답자들은 '동물 고기의 생산과 소비가 줄어야 한다'는 명제에 동의했다. 또한, 이에 대한 대안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 60~71%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Good Food Institute Europe의 2022년 서베이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향후 몇 년간 식물성 대체육 소비를 늘리고자 하는 소비자는 11~25%로 집계되었다.
한국의 경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 2019년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와 비채식주의자를 모두 포함해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체(축산) 식품 소비를 증대하려는 이유로는 건강, 환경, 동물 복지 순으로 꼽혔다.
소비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대한 설문도 소비자 수요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미국에서는 이미 50%에 가까운 레스토랑이 식물성 대체 메뉴를 제공 중이다. 미국의 Plant Based Foods Association(PBFA)이 2023년 발표한 <The State of Plant-Based in Food Servic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48.4%의 식당이 식물성 대체 식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에 비하면 33% 증가한 수치이며, 10년 전인 2012년에 비하면 62% 증가한 수치다.
아직 글로벌한 상용화 전이지만 배양육에 대해서도 상당한 시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Good Food Institute Europe의 2022년 서베이에서 평균 52.5%의 응답자가 배양육 구매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가 33%로 가장 낮았으며, 스페인이 65%로 가장 높았다.
이 중에서도 젊은 층이 배양육에 더 관심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18~24세의 응답만 추려내면 평균이 70.25%로 17.75%p 가량 오른다. 가장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한 프랑스도 과반수에 가까운 응답자가 긍정 의사를 표했으며, 독일에서는 4/5 이상의 응답자가 긍정 의사를 표했다.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Foods 학술지에 2021년 게재된 <US and UK Consumer Adoption of Cultivated Meat: A Segmentation Study>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인 2018명, 영국인 2034명을 대상으로 18세에서 74세까지 각 세대별로 유사한 규모의 샘플링을 한 연구다. 미국과 영국 모두에서 배양육을 시도할 의향에 대해서는 80% 가까이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사거나 대체할 의향도 약 70%로 유사했다. 배양육에 대해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40% 중후반대였다.
세대별로 결과를 쪼개어 봤을 때에는, 세대가 젊어질수록 배양육 구매 의향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배양육의 영양이 도축육보다 더 좋다면 구매 의향이 올라가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연구에는 배양육을 수용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있다. 배양육이 병원균과 항생제로부터 자유롭고 글로벌 식량 안보에 기여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이유들로 꼽혔다.
인증과 관련한 중요도 평가에서는 USDA(미국), FDA(미국), FSA(영국) 등 각 국의 규제당국의 허가가 가장 중요했으며, 뒤이어 무항생제 인증이 중요하다고 꼽혔다.
또 다른 조사로는 미국 배양육 기업 GOOD Meat가 2021년 2월 독립적인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진행한 것이 있다. 여기에서는 2522명의 응답자 중 66%가 도축육 대신 배양육을 섭취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식물기반 식사를 해오던 소비자군에서는 이 수치가 77%로 더 높았다.
배양육으로의 전환에 대한 이유로는 '살생이 없다'는 점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고, 뒤이어 건강과 환경/지속가능성, 안전성 순이었다.
GOOD Meat는 103개 미국 레스토랑에 대해서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참여 식당의 91%는 배양육 판매를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10년 안에 전통적 도축육을 배양육으로 완전히 대체한 메뉴를 상상하냐는 질문에 82%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아직 초기 시장이거나,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대체육류 산업은 아직 그 규모가 매우 크지 않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대체육류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가 삶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되어버린 젊은 층 사이에서는 보다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식품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품질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대체육류 산업은 향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Good Food Institute Europe. Meat consumption and attitudes towards sustainable proteins in Europe. September 2022
GOOD Meat. Media Public Snapshot. June 2022
McKinsey & Company. Hungry and confused: The winding road to conscious eating. October 2022.
Plant Based Food Association. The State of Plant-Based in Food Service. 2023
Szejda, K.; Bryant, C.J.; Urbanovich, T. US and UK Consumer Adoption of Cultivated Meat: A Segmentation Study. Foods 2021, 10, 1050. https://doi.org/10.3390/foods10051050
한국농촌경제연구원. KREI 농정포커스 제190호 <대체식품 현황과 대응과제>. 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