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상한데?"
2022년 10월 3일
"자기야, 일어나! 일어나!"
전날 꼭 깨워달라는 나의 부탁에 남편은 새벽 6시에 나를 깨웠다.
나는 아무 운동복이나 걸치고 세수도 안 한 채 밖으로 나갔다. 밖은 아직 어두웠고 차디찬 새벽 공기는 개운했다.
집에서 3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천변에 도착했다. 준비운동은 현관부터 여기까지 걷는 걸로 대체했다.
바로 뛰었다. 한 어르신이 내 앞에서 걷고 계셨다. 지나쳤다. 어르신은 뛰는 날 쳐다보았다.
아직 뛴 지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숨 쉬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마스크 때문에 더욱더 힘들었다. 오늘 난, 30분을 쉬지 않고 뛰는 게 목표다. 하지만 내 무릎은 소중하게에 바른 자세로 뛰어야 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리를 풍차가 돌 듯이 돌려야 한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앞꿈치로 디뎌 뛰라 그랬던가 뒤꿈치로 디뎌 뛰랬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이리 해보고 저리 해봐도 내 몸은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뛰었다. 또 어르신 한 분을 지나쳤다. 그 어르신도 날 쳐다봤다.
어느새 내 뒤로 해가 올랐고 주위는 점점 밝아졌다. 여전한 찬 공기는 내 귀 아래로 흐르는 땀을 빠르게 움켜쥐고 지나갔다. 뛸수록 종아리가 아프고 숨이 찼지만 내 마음은 편안해졌다. 역시 몸을 움직이면 행복감은 나에게 자연스레 스며든다. 앞에 어르신 한 분 더 지나 쳤다. 역시 날 쳐다봤다. 훗. 달리는 내가 멋지겠지. 자만에 빠진 나는 좀 더 빠르게 뛰기 위해 발을 더 힘차게 굴렸다.
뒤늦게 남편이 천변으로 나왔다. 자기도 달려보고 싶었다 한다. 아들은 텔레비전 보고 있고 딸은 자고 있으니 후딱 달리고 들어가기로 했다. 우리 멋지게 달려보자! 며칠 달리기 선배인 내가 선두로 달리기 시작했다. 훗. 달리는 부부라니. 정말 멋지다.
갑자기 뒤따라 뛰던 남편이 나에게 말을 던졌다.
"너 이상한데?"
"뭐가?"
"너 달리기 폼 이상해!"
"엥?"
"너 안 뛰고 종종종 걷고 있는데...?"
"응? 무슨 말이야? 나 열심히 뛰고 있거든?"
"동영상 찍어줄게."
동영상을 본 나는 급하게 집으로 향했고, 다음날부터 달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