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리 Feb 03. 2024

구원

잡문집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에 보태어질 작은 증명이 될 수 있을까>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에 보태어질 작은 증명이 될 수 있을까

깨어나는 바람에 전부 주워담던 날이었다


몰랐기에 견디던 시간을 이젠 

알고도 견뎌야 하지

착각이 이뤄낸 시간과

밍각이 초래한 길목을 지나

계속되어야 한다면

바라는 것이 생기기를

끝끝내 바라기를


숲에서는

지나는 나무 전부 베어넘기며 걸었다

더는 숲이 아니게 되고 나서 이게 문제가 아니었단 걸 알았다


단지 필요했던 것

보이지 않아서 고개를 잡아세우는 어둠이

우리는 평생 막연함에 안도했던 것

가능성에 목맨 것이 아니라

염원으로 밧줄을 잊은 것


몰랐기에 가능했던 것

애쓴 것 

전한 것

온갖 날들이 결국 나를 죽이지 못했다는 것


살자고 한 것

이유는 모른다고 한 것

깨달음이 아니라 

장면으로 살아간다는 것


구원을 바라는 마음이 구원

구원을 바라는

마음이

구원



-

잡문집,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에 보태어질 작은 증명이 될 수 있을까>

온라인 구매 가능합니다.

https://url.kr/42iuwp

작가의 이전글 그러려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