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을 찾는 신유물론

by 정연섭

유물론은 오호지 물질만 존재한다는 철학이다. 공산주의의 사상이기도 했다. 아마 중학교쯤에 반공교육이 나라를 계몽시킬 때 유물론을 비판하는 교과서를 한 두 번 봤다. 어린 시절 비판의식이 전혀 없을 때 교과서의 내용은 그대로 진리였다. 어른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필자는 그냥 순진한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딱 하나 의심은 관념론을 옹호하는 문장이었다. 아마 이런 글이라 생각 든다. 달을 보고 젖는 향수가 어떻게 물질에서 올 수 있는가? 틀린 말은 아닌듯한데 어린 나에게는 이 문장을 이해할 수없어 맘속에 오래 간직했다.


지금은 인간의 감성이 생기는 경로를 안다. 사물의 신호들이 시각으로 들어와 뇌를 자극하여 감성이 발생한다. 눈을 감으면 위험이나 자극도 느끼지 못한다.

유물론자들은 오로지 물질만이 존재하고 정신의 물질의 부수적인 효과로 본다. 감정도 물질에서 왔다고 본다. 고등학교에 가서야 교과서가 잘못 기술된 사실을 알았다. 저가 유물론을 옹호하면서도 몰랐던 덤은 유물론의 '유'가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유일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유물론은 공산주의의 이데올로지가 되었고 관념론은 자본주의의 이데올로지가 되었다. 1900년대 공산주의가 몰락했으니 유물론도 사라졌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과학기술은 유물론적 사고에서 발전하기 때문이다. 긴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하며 정치제도나 경제제도는 관념론의 영향이 크고 과학 기술은 유물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따라서 공산주의가 몰락해도 과학기술이 힘을 발휘하는 한 유물론은 사라지기 어렵다.


그런데 현대 사상계는 다시 유물론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 사조를 신유물론이라고 한다. 유물론 사상에서 인간은 자연을 이용 자원으로만 생각하여 온난화가 일어나고 코로나가 터졌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모든 사물을 인간과 동격으로 보는 신유물론이 발홍 하였다. 무생물도 활동하는 능력을 지녔으니 인간뿐만 아니라 무생물로 존중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이 사상은 역사를 되돌리면 원시사회의 사상이다. 모든 사물이 정령을 지녔다는 사상이다. 모든 사물이 신성을 지녔으니 나무에게 정화수를 놓고 빌었다. 자연을 보호하자는 목적에 공감 하면서도 신유물론을 경계하는 이유이다.


필자가 쓴 크로의 사냥은 물심론을 주장한다. 물질과 정신이 늘 함께 있다는 사상이다. 무생물에서 심은 전자기력이고 인간에서의 심은 정신이고 언어이다. 사물의 종류에 따라 심의 성격이 바뀔 뿐이지 심이 사라진 적이 없다. 과학적인 해석이다. 물심론에서는 정령을 믿을 수 없다. 정령은 전자기력이기 때문이다.


온난화를 방지하는 전략은 사물의 정령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과학해석에서 온다. 과학을 제대로 해석하고 필요 이상의 자원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자연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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