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
생물에 이름을 붙이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설을 믿은 탓에 누구의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네가 점점 늙어가는 건 기분 탓일까. 잔병치레도 늘었고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 난 네가 나보다 더 오래 살 줄 알았다. 그러길 바랐는데 너의 수명은 고작 2년일 뿐이라 인간 수명에 비하면 너무나도 짧다. 어제 입양온 둘째를 보고 있자니 네가 처음 나에게로 왔던 날이 생각나서 울다 잠드는 날이 잦아진다. 너도 이렇게 작을 때가 있었고, 아프지 않던 날이 있었고, 우리가 길게 눈을 맞추는 날도 많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넌 내가 무언가에 처음으로 책임감을 갖게 해 줬던 존재였다. 수족관이던 마트에 가던 다른 생물들에 비해 비좁고 작은 곳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던걸 보니 구역질이 날 뻔했다.
아무도 데려가지 않은 것들은 또 어떻게 될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한없이 우울해진다. 그래도 네가 있던 일회용 컵보다 내 옆에 있던 시간들이 훨씬 행복했길 바란다. 난 가끔 네가 개나 고양이처럼 조금의 의사표현이라도 해 줄 수 있길 바란다. 그럼 널 조금 덜 아프고 덜 힘들게 해 줄 수 있을 텐데. 무섭다. 어쩌면 이것마저 인간의 무지와 이기심이 만들어낸 착각일까 봐. 너의 남은 시간이 나와 같길 바란다.
둘째, 이틀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