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 보다도 캐릭터의 매력
곧 1월 31일 금요일 10시 50분에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가 시작을 한다. 이 드라마는 다음 웹툰에서 연재한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된 드라마인데, 이 웹툰 정주행을 몇 번이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안 될 수가 없었다. 당시 재미 삼아 볼 때는 몰랐지만, 이렇게 드라마로 다시 나온다고 하니, 왜 이 웹툰이 그때 나를 그렇게 매료시켰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는지 마케팅과 기획을 하는 사람으로서 궁금해서 다시 차분히 이 웹툰을 탐구하게 됐다.
보통 콘텐츠, 특히 스토리 콘텐츠들의 핵심적인 요소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 캐릭터가 여기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스토리를 이끌어나가고, 재미를 좌지우지하며, 콘텐츠의 매력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이태원 클라쓰는 캐릭터가 콘텐츠의 매력을 극상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보통 등장인물이 많고, 이 캐릭터들에게 모두 무언가를 부여하려다 보면, 쉽게 인지되지 않게 되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팀 단위로 나오는 스포츠 만화에서 나오는 일이다.) 그러나 이태원 클라쓰는 스포츠 만화처럼 하나의 팀을 만들고 팀원들에게 모두 개성과 의미를 부여한다. 이 캐릭터들은 모두 매력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꼽으라면 단연 주연급 인물인 박새로이, 조이서, 오수아였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느끼기 어려운 쾌감을 주는 콘텐츠에서 주인공의 매력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자주 선택하는 장치는 2가지이다. 소위 먼치킨이라고 불리는 처음부터 범접하기 어려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별 볼 일 없어 보였으나, 사실은 엄청난 재능이 발현되는 성장형 주인공의 경우이다. 대표적으로 먼치킨 주인공의 경우 도깨비의 공유, 유명 웹툰이었던 노블레스의 라이, 그리고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재벌들이 주로 해당된다. 이는 주로 우리들이 현실에서 느낄 수 없었던 기분을 콘텐츠로 간접 체험하게 해주는 데서 사람들에게 만족을 준다. 성장형 주인공의 경우에는 신의 탑의 스물다섯 번째 밤, 슬램덩크 강백호 등이 있다. 모두 재능으로 결국 결정된다는 부분에서 쾌감은 줄 수 있을지 몰라도 희망은 주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에는 두 가지를 모두 잡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박새로이는 주변에 있을 법하고, 어떻게 보면 엄청난 재능이지만, 그렇게 재능이라고 티 나지 않으며, 또 어떻게 보면 우리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법한 재능의 한 부류를 가지고 있다. (스포가 될 수도 있어서 말은 하지 않겠지만,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드라마에서 발휘되나, 어떻게 보면 또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되어, 친근감에 선망이 살짝 얹히는 캐릭터로 만든다.
조이서 같은 경우에는 고전적인 먼치킨 캐릭터이다. 게다가 먼치킨 주인공답게 결점도 하나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종류이다. 그래서 더 이태원 클라쓰의 매력을 높인다. 제품의 매력을 높이는 데 있어서 이미 증명된 방식을 굳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처럼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조이서는 그러한 역할을 한다. 그 와중에 천재의 방식도 신선해서 매력적이었다. (등장인물 소개에 나오는 것처럼 천재이지만 그중에서도 마케팅 천재이다. ㅎㅎ)
마지막으로 오수아는 진짜 주변에 있을만한 캐릭터로 이 또한 인기 있는 캐릭터 중에 하나이다. 전에 웹툰에 대한 새로운 분류를 다룬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언급했듯이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같은 캐릭터 또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한 전형이다. 선과 악이 전부가 아닌 현실에 사는 우리가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때 공감이 되는 캐릭터. 극 중에서는 미우나,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다. 주인공 중심으로 드라마를 보는 편이라면, 잘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었음은 틀림없다.
이 외에도 소수를 대변하는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더 재밌는 이야기는 2부에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