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데리고 가기
굳이 제목을 붙이지 않아도 마음은 스스로 움직인다. 말없이도 하루의 결이 달라지고, 흔들린 마음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간다.
다시 기록을 남기고 싶어졌다. 내 하루가 아까워서.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소중해서.. 그래서 정성스레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브런치라는 세계에 들어왔다. 이전과는 다르게, 보여주려 하기보다 나를 더 잘 듣고, 천천히 말하려 한다.
한때는 하루에 주어진 시간이 너무 버거워서 그 시간이 주머니에 있으면 덜어내고 싶을 때가 있었다. 시간을 버리고 싶은 마음, 나도 그런 마음을 오래 품었다.
그 마음이 깊어질수록 나는 하루를 쓰기보다 감추고 싶었고,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 무렵의 나를 지나 지금 다시 하루를 남기려는 마음은 그 마음 바닥에서 천천히 건져 올린 변화다.
그 변화의 이름을 더 정확하게 말해준 문장이 있어
여기에 그대로 옮겨 적는다.
“자기 사랑보다도 자기 수용이라는 말을 더 좋아해요.
내가 사실 어떤 면에서 부족하고 나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냥 아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수용해 주는 것, 그런 연습을 해나가는 것이 거짓된 자기 사랑의 말보다는 훨씬 더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고요.
내가 어떤 사람이더라도 그래도 나는 얘랑 같이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마음, 그리고 자기 마음을 계속 관찰하면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 그런 것들이 자기 수용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은영 작가의 인터뷰 중에서>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들이 있다. 그 하루들이 나를 다시 살아가는 쪽으로 이끌어준다.
그래서 여기, 특별하지 않지만 애틋한 내 하루의 장면들을 남기려 한다. 비워두고 싶은 마음은 비우고, 남기고 싶은 마음만 다정히 남기며. 하루를 아껴 쓰는 일은 결국 나를 아껴 두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