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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여운 May 12. 2021

0 to 1, 1 to 10

신사업 개발의 두 단계

사업이 궤도에 올라 캐시카우가 생겼다면(혹은 투자를 받아 한 숨 돌렸다면) 이제 신사업을 발굴할 차례다. 신사업 개발을 담당한 인재를 고용할 때 흔히들 간과하는 것이 있다. 사업개발이 두 단계로 나뉘며, 각 단계가 요구하는 능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0 to 1: 환경과 자원의 문제


0 to 1은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는 단계다. 누군가에겐 '하다보니 되더라'고, 누군가에겐 고통의 연속이다. 둘의 차이는 토양이다. 


0 to 1은 핵심은 빠른 도전과 빠른 실패(드물게는 성공)다. 이 단계의 적임자는 아이디어를 lean하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사람이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인적 네트워크다. 직접 몸으로 부딫혀보기 전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 내 아이템에 관심 있어할 만한 사람을 소개시켜줄 친구, 콜라보 요청을 흔쾌히 검토할 호의적인 지인 말이다. 레버리지할 네트워크가 풍부한 사람은 뭐든 빠르게 실험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재빨리 다음 우물을 파러 간다. 덕분에 그의 조직은 '이 정도면 해볼 만큼 했다'고 판단하는 지점에 다다르는 속도가 빠르다. 


말이 쉽지,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나 직원 중에 이 정도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다. 아이템 하나를 성공시킨 스타트업은 많아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흔치 않은 이유다.


1 to 10: 속도와 최적화의 문제

새싹을 모종으로 키워내는 단계다. 이 단계의 game changer는 비옥한 토양이 아니라 숙련되고 지치지 않는 농부다. 0 to 1은 테스트를 많이 할 수록 좋은 아이템을 놓칠 확률이 낮아지므로 (유효한) 테스트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1 to 10 에선 최소한의 테스트로 최적의 전략을 도출하는 실험계획법적 사고가 필요하다. 분석능력과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두 가지 능력을 다 지닌 인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는 0 to 1에서 필요한 네트워크와 1 to 10에서 필요한 전략적 능력을 가진 인재를 각각 채용해 각자 잘 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배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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