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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떴다 비행기

아이에게 관심사가 생겼다

공항 인근에 사는 건 아니지만 집 근처에서 크고 선명한 비행기를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다.



아기의 청력과 시력이 우리의 것 보다 더 좋아서인지 거실에서 놀이를 하다가도 멀리서 들려오는 비행기 소리에 하던 것을 멈추고 베란다 창가로 달려가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부른다. 처음엔 무엇 때문인지 몰라 헤맸는데 남편과 나를 부르는 거였다. 멀리서부터 비행기가 날아오기 시작하면 생활소음에 섞여 작게 들리는 왜에에엥하는 소리를 구별 해내 창가에서 비행기의 유무를 살피는 아이의 관찰력과 주의력이 놀랍기도 하고,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기 싫어 일부러 가르치치 않았음에도 남자아이 장난감의 대표 격인 ‘탈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는데,  세상에 나온 지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성향과 취향 그리고 관심사가 생기고 있는 것이 참으로 기특하다.




벼르고 벼르던 ‘탈 것 컬렉션’을 하나 씩 마련할 때마다 좋아하는 아이의 반응을 보고 있자면 이게 뭐라고 이걸 집에 들이기까지 이렇게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재고 따졌었나 허탈하기도 하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라인업은 묵직하고 큰 비행기인데, 버튼을 누르면 실제 비행기에서 나는 것과 흡사한 굉음이 난다. (요즘 장난감은 정말 디테일에 감탄한다.)




나는 평소 눈에 들어오는 장난감을 몇 가지를 염두에 두고 세일 기간을 우연히 만나면 미리 사 두었다 적절한 시기(권장 연령 혹은 아이의 관심이 정점에 달할 때)가 될 때까지 숙성기간을 거쳐 오픈해 주는 편인데, 이번 비행기는 정말 대성공이었다.  지난 주말 오후 아이 낮잠시간에 택배 박스를 뜯어 몰래 언박싱을 하고 숨겨둔 것을 며칠 묵혀 두었다가 평일 저녁에 짜잔 하고 꺼내 주었을 때 보았던 환희에 찬 아이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우리 아이에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새로 발굴(?)해 낸 우리 아이의 얼굴이 신기해, 조금 웃기지만 다음번 새 아이템 오픈식을 나 역시 몹시 기다리는 중이다.



얘야 다음번엔 무려 ‘주차타워’란다. 기대하렴.



#내째끠의예쁨

#너키우는재미 #너를키운다는것

#육아 #나도함께크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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