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담실 기록
오늘 상담실 문을 연 것은 예순세 살 박영숙 씨와 예순다섯 살 남편 김철호 씨였습니다.
두 사람은 허름하게 옷을 입고 있었지만 단정하게 차려입으려 애쓴 흔적이 보였습니다.
"상담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모든 걸 잃었습니다."
철호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저는 대기업에 삼십오 년 다녔습니다."
"쉰여덟에 명예퇴직했어요. 회사에서 권유했거든요."
"퇴직금 이억 오천만 원정도 받았습니다."
철호 씨는 눈을 감았습니다.
"아이 둘 키웠어요. 대학 보내고 결혼시켰습니다."
"평생 회사만 다녔어요.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퇴직하고 나니 할 게 없더라고요."
영숙 씨가 말을 이었습니다.
"남편이 집에만 있으니까 답답해했어요."
"일을 하고 싶어 했어요. 뭔가 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치킨집을 시작했습니다."
철호 씨는 서류를 펼쳤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냈습니다."
"유명한 브랜드였어요. 광고도 많이 하는 곳이었고요."
"가맹비가 "인테리어 하고
"보증금이랑 월세 내는 데 해서 총 3억 원이 들었습니다.
철호 씨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총 삼 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퇴직금 이억 오천에서 오천만 원은 집담보 대출을 받았습니다."
" 당분간 생활비도 같이 넉넉히 대출을 받았습니다.."
영숙 씨가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잘될 줄 알았어요."
"남편이 성실하니까요. 평생 회사 다니면서 성실하게 일했잖아요."
"장사도 성실하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철호 씨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처음 석 달은 괜찮았어요."
"손님도 꽤 왔고 매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 달에 육백만 원 정도 벌었어요."
"하지만 본사 로열티, 월세, 재료비, 배달앱광고와 비용 등.."
"다 빼고 나니 순이익이 거의 없었어요."
영숙 씨가 말을 이었습니다.
"저도 가게 나가서 도왔어요. 인건비 아끼려고요."
"남편이랑 둘이서 새벽부터 밤까지 일했습니다."
"하루에 10시간에서 15시간은 일한 것 같습니다."
철호 씨는 눈을 감았습니다.
"힘들었지만 버텼어요."
"그런데 육 개월쯤 지나니까 손님이 줄었습니다."
"옆 상가에 치킨집이 또 생겼거든요.
"손님이 반으로 줄었어요."
영숙 씨는 눈물을 닦았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이천이십 년이요."
"손님이 뚝 끊겼어요."
"배달만 겨우 되는데 배달 앱 수수료가 너무 높았어요."
"치킨 한 마리에 이만 원인데 수수료가 육천 원이에요."
"재료비 빼고 광고비 빼면 남는 게 없었습니다."
철호 씨가 말했습니다.
"그래도 버텼어요. 문 닫을 수는 없었어요."
"정부 대출을 받았습니다. 삼천만 원이요."
"그 돈으로 월세랑 재료비를 냈어요."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좋아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영숙 씨는 손수건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일 년, 이 년 삼 년 계속됐어요."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빚은 쌓여갔습니다."
"집 담보 대출금은 갚기는커녕 생활비로 다 쓰고.
또 대출을 받게 되더군요. 소상공인. 정책자금 등등
그것도 1억 원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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