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동그라미가 사라지면 세모가 생기고
세모가 사라지면 네모가 생기는 거야
매일 고민 덩어리가 생기는 나에게, 예전에 남편이 나에게 해주었던 말이다. 하나의 고민이 사라지면, 또 다른 고민이 생겨난다는 것. 잠깐의 틈을 주지 않는 거대한 고민 덩어리의 세계. 끝을 알 수 없다.
요즘에도 느끼고 있다.
직장이 안정적이었을 때는, 평생 함께할 짝꿍이 없어서 삶이 허무했고, 벌이가 시원찮았을 때는 마음이 부자가 되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동반자를 만났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이제야 직장도 안정적이게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는데, 예전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은 이제 별로 남아있지 않다.
사라진 퍼즐 조각을 겨우 겨우 찾아서 맞춰놓으면, 그제야 저 멀리 또 다른 퍼즐 구멍을 발견한다. 이전에는 절대 보이지 않았던 빈틈들이, 하나가 해결되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선명하게 보인다. 오늘 나의 빈틈은 무엇일까? 이제는 무엇을 찾아서 메꿔야 할까?
인생의 퍼즐조각을 찾아서
문득, 삶이란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찾아다니는 데에만 온갖 시간과 정성을 다 쏟아내고 나서도, 결국에는 죽는 날까지 완성된 퍼즐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죽게 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오, 나 조금 멋진데?" 라며 조금 뿌듯했음)
가까이서 보면 모든 것이 완성된 줄 알았는데, 다시 저 멀리 달려가서 보면, 한 구석에 또 다른 구멍이 있음을 깨닫는다.
현재 하는 일도 무난하게 잘 풀어가고 있고, 남편을 만나서 신혼집을 차리고, 너무나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나에게 잃어버린 퍼즐 조각은 아직도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그 잃어버린 퍼즐 조각 하나를 찾는 과정이 너무나 험난하고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현재는 어린 시절 친구들의 조각을 다시 찾고 싶은데, 너무나 긴 시간이 흘러버린 지금, 진실된 마음을 순수하게 전달하는 것은 너무 큰 과제임을 느낀다.
어릴 때는 친했던 친구와 싸워도 다음날 학교에 가면 그 친구를 볼 수 있다. 교실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어색하게 지나치긴 하지만, 누군가 한 명 용기를 내면 마이쮸 하나 건네주고 다시 화해가 가능한 그 시절이 가끔 그립다.
어른의 세계에서는, 수많은 관문을 통과해야 만남이 이루어지고, 서로가 같은 마음을 갖고 있어야 진실된 마음을 서로 공유할 수 있다.
바쁘게 살고는 있었지만, 너를 아직 잊지 않았다고.
언제든 연락이 닿으면 시간을 내어 달려갈 수 있다고.
영원히 완성될 수 없는 인생의 퍼즐에서,
매일 매일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을 찾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글/그림 여미
도대체 그 퍼즐 조각..... 어딨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