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vanna Dec 31. 2021

"그 놈의 마스크, 마스크, 마스크"

해답은 텀블러?

  코로나 인생 2년차. 확진자 수가 5000명대에 진입했다는 기사를 접했다.내가 일했던 당시만 해도 백신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연령대별로 접종 예약을 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나는 운좋게도 잔여백신을 잡아 일찍이 백신을 다 맞춰둔 상태였다. 그 때는 200~300명대, 많아야 500명대였는데 지금은 최소 10배는 더 많아졌다. 게다가 오미크론의 등장까지...! 이쯤되니 나도 언젠가 코로나에 걸렸는데 그냥 지나간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백화점은 폐쇄된 공간이다. 매일마다 엄청난 수의 고객들이 방문한다. 직원과 고객들의 건강을 위한 지침이 내려왔다.


점내 취식 불가


  백화점 라운지는 얼마 정도의 돈을 쓴 사람들에 대한 서비스이다. 전년도 구매 실적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넓고, 화려한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때문에 전 라운지 모두 테이크아웃으로 운영되었다. 착석은 물론 마스크 벗고 마시는 것조차 안된다. 당연 손님 입장에선 받아야할 서비스를 못 받게 되는 것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고객은 당연히 백화점에 놀러와서 음료를 받으러 오신 상황일 테지만 점내 취식이 불가능하다는 안내에 불만이 생긴다. 백화점에서는 우수고객 서비스를 잠정 폐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취식 공간을 만들 수도, 마스크 벗는 것을 가만히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로는 마스크를 껴달라는 부탁이 명령조로 들리나보다. '아 그럼 어디서 먹으라는 거에요?!!', '그럼 이거 애초에 주지를 말아야지!!!' 이런 대답이 돌아온 적도 있다. (마스크 껴달라는 말에 화내시는 경우가.. 정말 빈번하다. 백화점만 이런건지는 모르겠다.) 심한 경우에 먹던 음료를 던진 고객도 있었다.  


  간혹 위와 같이 과한 반응을 보이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아예 이해가  되는  아니었다. 우리도 우리 좋자고 마스크 벗는 것을 막는  아니지만 '그럼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답을  수가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일부 고객님들은 아예 텀블러를 들고 다니셨다. 환경도 생각하고, 건강도 생각하는 ...


어? 정말 일석이조잖아?


그렇다. 답은 텀블러에 있었다.


  그 뒤로 '그럼 어디서 먹으라고요?', '저 사람들(몰래 마스크 벗고 먹는 사람들)도 먹는데 왜 저보고 그러세요?', '참내.. 우수고객 서비스가 왜 이모양 !@#!@$@#%' 하시는 고객님들에게 '텀블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라고 전달 드리곤 했다.


어쨌거나 마스크는 꼭 껴주세요


당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요.

우리 편하자고 취식을 막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p.s 직원들도 하루에 두 번 이상 체온 체크를 하고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거나, 같은 공간에 있었거나 조금이라도 아프면 휴무였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STAFF ONLY' 구역에서 생기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