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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vanna Nov 25. 2021

어느 대학원을 가야 하는가 (2)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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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yeoun5143/16




 하고 싶은 공부와 가고 싶은 대학이 어느 정도 그려졌다면,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일정한 기준을 넘어야 한다.



03. 학점


  학부보다 상위 과정이니 당연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학점이 필요할까? 사실 대학원 입시 카페를 가보면 모든 스펙은 고고 익선이라고들 한다. 이 말이 정답이다. 고고 익선. 입학 조건에 없다면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국내 대학원의 경우 3.5 이상부터가 양호하다고들 한다.

  그렇지만 사실 개개인의 스펙이 너무 다르고, 학점 말고도 다른 스펙이 빵빵하면 or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이 탄탄하다면 붙을 수 있다. 나는 뒤늦게 정신 차린 케이스라 학점이 높진 않았다.



04. 영어성적


  아마 대부분의 대학원들이 영어 성적을 요구한다. 나 또한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토익을 공부했었다. (정작 입학한 대학원은 토익 성적이 필요 없었다.)

  주로 토익 성적을 제출하면 되지만 텝스, 토플 혹은 자체 외국어 시험 등등 다양하다. 어떤 전공은 한자 시험을 치기도 한다. 즉, 학교마다 요구하는 시험이 다르고, 전공마다 요구하는 점수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니까 가고자 하는 학교 모집요강 꼼꼼히 확인하길 :)

  

  성적에 대한 기준은 없다? 스펙은 고고 익선이니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끌어올리자!



  어학전공이 아닌데 영어가 필요한가?




- 필요하다. 정말 필요하다. 영어가 필요 없는 학문은 없다. 전공이 영어랑 상관없는 문사철이더라도 양질의 연구를 위한 영어 논문 읽기는 필수! 그래서 꼭 성적 때문이 아니더라도 영어공부는 꾸준히 해야 한다. 한국어 전공인 나도 매 수업마다 영어 논문을 읽어야 한다. 어느 정도 토익 점수는 만들고 입학했는데, 그거라도 안 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05. 연구계획서


  자소서와 비슷한 개념이다. 내가 이 대학원에 입학해서 어떤 연구를 하고자 하는가를 소개하면 된다.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이러이러한 방법론으로 연구해보고 싶다든가 하는 서술을 하면 된다. 내가 얼마나 이 학문에 열정을 갖고 있는가를 어필해야 한다.

  전공마다 연구주제나 방법이 다르겠지만 (1)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논문 몇 편, 대표적인 개론서 정도는 훑고 써야 좋은 연구계획서가 나올 것 같다.


  어쨌거나 세상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듯 입학하면 주제가 바뀌게 되어 있다. 주제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핵심은 열정, 의지 그리고 능력 어필!



05. 컨택은 필수인가?



  대학원생은 '공부'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부모님보다 오래 얼굴 봐야 할 사람들이 연구실 사람들이고 교수님이다.


 

  컨택은 랩실 생활이 필요한 전공일 경우이다. 보통 전기 입학이면 여름쯤, 후기 입학이면 봄쯤에 이루어진다. 인기 많은 랩실일수록 빨리 연락해야 한다. 일부 학교는 사전 컨택을 안 받기도 한다. 최대한 정중하고 공적인 표현들로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 cv와 함께 교수님 논문 주제 정도 언급하는 것 같다. 간혹 의사소통 혼선으로 서로 감정 상하는 일도 있더라..

  그리고 같은 학교 같은 전공내 모든 교수님께 연락드리지 않는다. 나는 컨택은 안 해봤어서 사실 잘 모르지만, 교수님들의 사이는 생각보다... 긴밀하다. 다른 전공이더라도 서로서로 다 아시더라. 만약 컨택을 했는데 몇 주째 답이 없으시다? 그럼 한번 더 리마인더를 보내보고 그래도 답이 없으시면 그때 플랜 B 연구실에 컨택해보길...


  컨택의 목적은 연구실에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 교수님 밑에서 연구하고 싶다고 어필을 하는 거지만 교수님 성격과 능력도 꼭 봐야 한다. 학부생에게 교수님이란 인자한 은사님이라면 대학원생에게 교수님이란 엄청난 권위를 쥐고 있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어쩌면 내 졸업, 취업길이 달렸을지도...

  연구실 분위기는 어떤지,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지, 자금 조달은 잘 되고 있는지, 석박사생들 졸업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취업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입학 전에 인턴 해볼 기회가 있다면 하는 것도 좋다.



06. 필기시험 및 면접 준비


  이렇게 1차 서류까지 제출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시험 준비와 면접 준비이다. 간혹 시험이 없는 학교도 있지만... 시험 준비에 정도는 없다. 그냥 전공에 맞춰서 공부 열심히 하는 수밖에.. 학과 홈페이지에 출제됐던 문제를 올려놓는 학교도 종종 있다. 면접도 마찬가지이다. 전공 공부 성실히 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정중하게 말씀드리면 된다. 어차피 배우려고 대학원 가는 거니까!



07. 그래도 다시 생각해볼 것



  문과 대학원생으로서 가장 속상했던 질문은 "그거 해서 뭐해?"였다.
 묻는 사람은 정말 단순한 호기심에 묻는 것이지만.



  대학원생이란 신분은 참으로 사람을 작아지게 만든다. 지갑의 무게와 직함만이 프로필인 세상에서 2년(+a)의 시간과 모든 기회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석사과정생의 주머니란 가벼울 수밖에 없고, 물리적인 시간은 나를 자꾸만 시험에 들게 하니까.





  나 또한 신입사원 못지않은 패기로 대학원에 들어왔다. 한국어 교육, 교육개발, 통계, 프로그래밍 공부해서 공학계로 입성, 어학 강사 등등 여러 방면에서 대학원 진학이 옳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대학원 진학한 것 자체는 후회가 없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기란 정말 고된 싸움이다. 공학도들은 그나마 교수님 직속으로 프로젝트라도 받아서 등록금 충당하고 '월급'이란 걸 받는다. 하지만 언어학도인 나는 친구들은 취업해서 적금 넣을 시기에 모아뒀던 돈 등록금으로 내고 학자금 대출받아서 생활비로 쓰고 있다.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야 하는 시기에 나만 아직도 학생이다. 혼자 제자리걸음 하는 기분이랄까.

  대학원을 진학하고 싶다면 손에 가슴을 얹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단지 취업이 안돼서 진학하고자 하는 건지, 학부 네임이 좋지 않아서인지, 학문에 대한 순수한 갈증인지. 학문에 뜻이 있고 내 앞날에 대학원 학위가 필요할 것 같으면 정말 추천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합격을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을까.






  2년은 짧고도 긴 시간이다. 열정과 방향성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다를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학문이 어쩌면 사회에서 원하지 않는 학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학문에 정진하기로 마음먹고 각오도 다졌다면, 하고 싶은 공부 실컷 하고 졸업하길 바란다. 그러라고 있는 게 대학원이다.


  듣고 싶은 수업이 다른 전공에 개설되어 있다면? 그 교수님께 메일 드려서라도 꼭 들어봐도 된다. 학부와 달리 대학원은 다른 학과 청강생에게 굉장히 열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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