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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Yeouul Feb 20. 2023

미지의 세계(Don't be afraid!)

<검은토끼의 해 展> 픽토리움 온라인 전시

여울Yeouul, 미지의 세계(Don't be afraid!)




새해가 되면 매년 습관처럼 하는 다짐이 있다. 다이어트나 운동, 저축 등 연초에 올해는 반드시 지키겠다며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이 야심 찬 계획은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 간다. 새해를 맞이하던 산뜻하고 새로운 기분은 여기저기 흩어지고 삶 속에 마주하는 문제와 뒤얽혀 더 급한 일부터 수습하기에 바쁘다.



그럼, 조금 더 이상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은 어떠할까.



몇 년 전부터 미뤄왔던 이직이라든지 돈 모으면 가겠다는 긴 해외여행이라든지 모든 걸 떨쳐내고 떠나는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 등 마음속에 품고 있던 용기가 필요한 그런 야심에 찬 계획 말이다.



내가 하는 계획도 좋지만, 주변에서 누군가 인생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다짐을 하면 나도 함께 설렌다. 그런데 목표를 세운다고 이 모든 걸 다 현실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직을 늘 가슴속에 품고 있지만 회사에 다니다 보면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부딪혀 올해만 더 다니고 생각해 봐야지 바뀔 수 있다. 코로나가 터지고 미뤘던 긴 유럽 여행을 이제는 떠날 수 있지만 아직은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학업에 대한 미련을 해소하기 위해 결심한 유학이나 해외에서 한번 살아보기 위해 떠나는 워킹홀리데이 또한 영어 공부를 먼저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며 망설일 수도 있다.



그런데 미루는 것이 마냥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누구에게나 사정이라는 건 있고 상황도 다르며 개개인이 가진 성향도 다르다. 그리고 이런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미루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삶의 목표와 계획이 생기기도 한다.





<검은토끼의 해 展> 픽토리움 온라인 전시




매년 실패하는 계획도 있고 지키지 못하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도 있지만 해마다 이렇게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완전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추상적인 행복을 좇기보단 자기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우리는 성장하며 추상적인 행복을 조금 더 구체적인 행복으로 바꾸려고 한다.



올해 이직을 못하더라도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더 깊은 경력과 경험을 만들 수 있다. 한 달 유럽 여행은 못 갈지라도 짧게나마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당장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는 못 가더라도 영어 학원이나 전화 영어를 등록하여 목표에 한 발짝 내디딜 수 있다.



나는 올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계획을 세운다고 다 지키는 것도 아닌데 이 똑같은 짓을 왜 매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다짐을 한 번이라도 입 밖으로 꺼냈거나 내 노트에 한 줄이라도 써놨기에 조금씩 내가 세운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계속 계획하고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가 반드시 때가 온다.




<검은토끼의 해 展> 픽토리움 온라인 전시



새해가 되었으니 계획을 세워보자.


못 지켜도 좋다.


일단 하고 싶은 것을 써보자.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 목표를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언젠가는 그 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자기 행복을 추상에서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자.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는 데에는 언제나 처음이 존재한다.

                         

처음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겁을 내 미룰 수는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두려운 게 아닌 용기가 없는 거다.


내가 내디딜 미지의 공간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말자.


계묘년에는 이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내가 원하는 이상의 세계로 한 발짝 나아가보자.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Instagram: @yeouulart@yeouul_illustrator

Youtube: 여울아트(Yeouul Art)여울여울

Website: https://yeouul.creatorli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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