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7 정보시각화 워크숍 Malofiej25 참관기
3월 말에 참가했는데 어쩔 수 없는 게으름으로 인해 글로 이제야 정리한다. 기록은 메모장, 찍은 사진들은 사진첩에 오롯이 잠들어 있는데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다. 다행히 다녀와서 4월엔 언론사 저널리스트, 이 분야의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님들과 교수님들을 모시고 한번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모두가 알아도 좋겠다 싶다.
정보시각화, 데이터시각화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게 벌써 3년째다. 처음엔 인포그래픽이란 분야의 관심으로 시작했다가 점차 데이터시각화, 저널리즘으로 관심 영역을 넓혀오고 있는 중이다. (계속 디자이너냐고 물어보시는데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습니다...) 이 글의 주제인 Malofiej는 3년 전에 처음으로 리서치를 통해 알게 됐다. 몸담고 있는 분야의 해외동향이 궁금해서 봤더니 인포그래픽은 해외 미디어에서 정말 잘하고 있는 분야였고 그중에서도 NewYorkTimes, Wahsington Post, The Guardian과 같은 학부 수업시간에 들어봤던 미디어에서 print와 online에서 활발한 그래픽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단 걸 알 수 있었다. 최근에는 South China Morning Post Infographics의 작품들에 큰 영감을 받는다.
사실 국내 인포그래픽과 데이터시각화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한번 말하고 싶은 지점들이 있는데 그건 내 콘텐츠를 만든 후에 이야기를 해야 근거가 있을거 같아서 패스.
(왼쪽부터 NYT, National Geographic, South China Morning Post 인포그래픽)
제대로 이 분야의 프로세스와 이론 그리고 실무에 대해 배우지 못했었다. 나만의 프로세스가 있었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있었지만 늘 불안했다. 3년 차가 가지는 당연한 불안이며 책으로 해소되지 않는 누군가 혹은 어떤 조직의 경험에 대한 갈증은 커져가기만 했다. 그런데 1년에 한 번, 이 미디어들의 저널리스트, 그래픽 디자이너, 개발자들이 모여서 워크숍과 컨퍼러스를 여는 행사가 있었고 25년 전통을 가진 Malofiej는 언젠간 꼭 가봐야지라며 막연한 버킷리스트에 담기만 했다.
나 참석해도 괜찮아?
그리고 3년 뒤, 2017년 그 희망사항을 다시 꺼내 실행에 옮겼다. 미리 스케줄을 비웠고 운 좋게도 2주 정도는 참석할 여유를 만들었다. 더 이상 고민하고 미룰 건 없었다. Navarra Communication 학부로 전화를 걸었고 참석 가능하단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이 글은 Malofiej25를 참가하고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공유하며 좋겠다 싶어서 2-3번에 걸쳐 이야기 합니다.
Malofiej란 이름은 행사의 이름이 아닌 Alejandro Malofiej란 아르헨티나의 cartographer였다. 신문의 cartography와 정보디자인을 제작했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인포그래픽의 아버지쯤 된다고 보면 되겠다.
1987년 그가 사망한 뒤에 그의 친구들인 스페인 Navarra University의 Miguel Urabayen, Juan Antonio Giner 교수가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게 Malofiej International Infographic Awards 였다. 스페인 뉴스디자인협회(SNDE)가 주관한다. 한 해동안 전 세계 언론사에서 제작한 정보시각화 그래픽들에 대한 수상(awards)을 하고 workshop과 summit까지 열어 그를 기리고 더욱 발전시키는 자리를 만들어오고 있다. 해마다 꾸준히 개최한 결과 이젠 Malofiej Awards는 인포그래픽 분야의 퓰리처상이라고 불릴 정도이며 Pamplona는 3월의 'The capital of Infographics'라고도 한다.
덧붙이면, Malofiej 뒤에 붙은 25는 25주년을 뜻하며 매년 3월 스페인 팜플로나 나바라 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스쿨에서 개최된다. 일주일 동안 크게 3개의 섹션으로 구성이 되는데 정리해보면,
1. 워크숍(workshop) : 3개의 다른 주제로 구성된 워크숍이 3일 동안 진행된다
2. 서밋(summit) : 전 세계 미디어에서 작업 프로세스와 트렌드 그리고 작품을 소개 및 공유한다
3. 어워드(awards) : 한 해 동안 제작된 정보시각화 결과물들에 대한 심사와 수상
(왼쪽부터 workshop, summit, awards 진행 모습)
올해 수상작은 여기서 볼 수 있으며 Malfofiej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월간디자인 [2010년 9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Show Don't Tell(SDT)는 Malofiej World Summit이 열리기 전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진행되는 워크숍이다. 20-25명 정원으로 다른 주제의 워크숍 3개가 열린다. 올해는 John Gridwade(Ohio University)가 creating compelling, well-formed concepts, and not on technical expertise란 주제로, Xaquin Veira Gonzalez(The Guardian)가 Data를 활용한 Interactive Storytelling 제작을, Fernando Baptista(National Geographic)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sculpture를 활용한 3D 모델링에 관한 주제로 맡아줬다. 난 그중에 Interactive Storytelling을 선택했는데 아무래도 디자인보단 데이터를 다루는데 익숙하기 때문이었는데 사실 가장 인기 있는 건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인포그래픽을 제작하는 과정을 배워볼 수 있는 Fernando의 워크숍이다. 왼쪽에 보이는 일정처럼 3일 동안 정말 힘들게 진행됐다. 언어는 영어를 활용하며 참가비는 720유로임을 참고.
워크숍은 전 세계 미디어의 저널리스트,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한 팀이 되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함께 작업해볼 수 있는 게 좋았다. 배울 점들도 많았고 향후 지향해야 하는 지점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Beyond tool'의 정신은 기계적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나에겐 또 다른 지점의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학기 홍익대학교 국제대학원 '인포그래픽과 데이터시각화' 실습 시간에 학생분들과 함께 내가 배운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데이터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있다. 워크숍은 다음 글에서 보다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Summit은 컨퍼런스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올해는 이틀 동안 17개의 강의로 진행됐는데 Malofiej summit의 장점은 지루한 학술적 이야기가 아니라 1년 동안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그중 가장 관심 가지는 발표가 NewYorkTimes Graphics 팀의 이야기인데 이번엔 'How Graphics is Changing The New York Times'란 주제로 그들의 그래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멋진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게 쉽지 않을 건데 이런 문화는 꽤 훌륭했었다.
발표자들의 출신도 미디어, 디자인 스튜디오, 대학교 등 다양하게 구성되는데 올해 summit의 특징은 Vox와 Quartz와 같은 뉴미디어에서도 정보디자인 관련 주제로 초대를 받았다. 특히 Vox 그래픽팀은 영상과 정보디자인의 활용이란 주제로 많은 이들의 질문과 박수를 받았는데 우리나라 영상 콘텐츠팀에서 이 발표를 들었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유익했다. 누가 발표했는지는 아래 리스트(PDF)를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앞으로 2-3번 정도 workshop, summit 그리고 느낀 점들을 좀 더 자세히 기록한 걸 토대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워크숍과 서밋을 통해 인포그래픽과 데이터시각화를 바라보는 지점도 많이 바뀌었고, 놓치고 있던 것들 그리고 지향점들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글 쓰는 재주가 없어서 읽기 쉽진 않겠지만 관심 있다면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참고
- Malofiej : http://www.malofiejgraph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