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흔들리지 않는 마음.
아토피 명의를 찾았지만.. 햇수로 4년 차를 맞이한 지금까지 그대로 약을 먹이고, 바르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아이들 온몸에 크림을 도포해 주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등원 시간을 넘겨가며 병원에서 처방받은 크림을 바를 때면.. 부모도 가끔은 지칠 수밖에 없다.
여름엔 끈적임에도 불구하고 아이 둘의 온몸에 로션을 도포해야 하고, 겨울엔 발림성이 정말 최악인 크림을 온몸에 도포해야 한다. 안 그래도 건조한 우리 아이들 몸에 등원시간에 쫓겨가며 크림을 바르려면 정말.. 힘들다..
긴 시간.. 아이들 아토피를 치료하며 힘든 점이 비단 이뿐이랴.. 아니 크림 바르는 것 정도는 껌이다. 몸이 힘든 것 보다야 정신이 고달픈 게 정말 힘든 일이다.
우리 둘째가 19개월쯤 되었을 무렵이었다. 만 7개월에 입원하며 아토피 치료를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입원한 7개월 시점부터 약을 먹기 시작해 1년간 끊은 적 없이 계속 약을 복용하고 있으니 불안하고 걱정되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 걱정 반 하소연 반 질문을 했다.
“선생님, 우리 둘째는 태어나서 이 약을 안 먹은 시간보다 이 약을 먹은 시간이 더 오래되었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먹여야 하나요? 이렇게 오래 먹여도 되나요 정말?”
“이 약은 장복 해도 문제가 없는 약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토피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공감의 말로 위로를 해주신다.)”
나도 겨우 그렇게 마음을 다 잡았는데 양가 부모님은 댁에 들를 때마다 아이들 아토피는 어떤지 물으며 이렇게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약을 계속 먹여도 되냐, 약에 대한 걱정을 쏟아놓으신다. 양가 어른들의 걱정 전에 이미 엄마인 내가 수없이 걱정하고 간신히 받아들인 부분이 되풀이된다. 걱정해 주시는 마음 알지만 그 걱정이 힘겹게 버티고 받아들이고 있는 부모의 마음을 흔든다. 그 걱정이 엄마에게 되돌아와 곱절이 되어 자리 잡는다.
주변에서 민간요법이나 한의원 등 많이 추천해 주신다. 그러나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무리다. 내가 30대 초반에 한약 부작용에 시달린 경험이 있어 한방치료도 나는 무섭다.
나는 지식, 정보, 마인드셋까지 책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때론.. 책도 내게 위안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의지할 곳은 내가 한 판단에 대한 믿음이다. 믿고 우리 아이들의 치료를 맡기고 있는 명의에 대한 신뢰,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이 반드시 나을 수 있다는 부모인 나의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