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갯잇을 적시는 밤, 나는 나를 구해야 했다.

백수의 성찰. 자신은 누가 지키는가

by 양예린

까만 하늘에 박혀있는 노란 달이 눈물로 흐리게 보이는 밤. 베갯잇을 적시는 고통이 찾아올 때에 우리는 대개 두 가지의 선택을 한다. 하나는, 견딜 수 없도록 한심한 자기 자신에게 삿대질하며 연거푸 욕을 해대는 것.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했다며. 까만 밤이 타들어간다. 다른 하나는, 하늘에게 삿대질하며 누가 나에게 시련을 주었느냐? 이를 바득바득 간다. 마치 손으로 이마를 쳤다 쓰러지는 듯하다 되려 바닥을 치고 일어나는 것처럼.


시련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으랬다. 그러나 나의 맘은 가시밭. 모진 바람이 불수록 나의 맘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그러나 첫 번째 선택은 가시로 자기 자신을 사정없이 찔러대는 것이고, 두 번째 선택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맞서는 것이다. 사람이 죽을 고비를 맞이하면 그대로 수면 아래로 잠기는 사람이 있고, 손에 잡히는 대로 쥐어뜯으며 물살을 이기고 수면 위로 고개를 쳐드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위기에 봉착했든 그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은 한 단계 성장하는 성장 드라마의 대목도 아니요, 나 자신을 건져내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자신이어야 한다. 세상이 등을 돌리고 부모가 떠나고 모두가 삿대질해도 자신을 구제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우리 안에 있다. 나라는 영혼을 지키기 위해 육신이란 껍데기가 존재한다. 어떤 위험을 만나든 간에 팔을 마구 휘져으며 빠져나오는 강인함을 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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