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아무런 의무는 없건만

형보다 더 열심히 하는 둘째

by 정예슬

첫째는 1학년 때부터 친구들과 주 1회 하브루타 독서모임을 시작했고, 3학년 봄부터는 원서 낭독 인증을 밴드에서 하고 있다. 그 무렵 1학년인 둘째도 원서 낭독을 하고 싶어했다. 100일 완주 때 선물을 받는다는 사실이 꽤 부러웠던 것이다. 첫 1 학기에는 성공한 적이 없었다.


"왜 나는 선물 안 줘요?!?"


그럴 때마다 형과 친구들은 100일 영어 낭독 성공을 했기 때문에 받는 것이라고 일어주었지만 속상해서 운 적도 있었다.


그랬던 둘째가 달라졌다. 1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9월 생일날 핸드폰을 사주었기 때문이다. 첫째가 2학년 올라갈 때 학교 복직을 하며 키즈폰을 사주었는데 둘째는 늘 형의 핸드폰을 부러워했다. 결국 생일날 안쓰던 공기계에 100원짜리 알뜰 요금제로 개통을 해주었다. 그리고 본인의 핸드폰이 생기자 꼬박꼬박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첫째는 깜빡하고 다음날 두 개, 혹은 다다음날 세 개 한꺼번에 인증하는 날도 많은데 둘째는 달랐다. 가족 여행을 가거나 아픈 날을 제외하곤 365일 중 360일은 미루지 않고 인증을 했다. 어느 순간 SR 지수 1-2점대인 <Fly guy> 시리즈를 곧잘 읽고 새로 들여서 아직까지 읽어준 적 없는 스파이더맨 시리즈 원서도 혼자 펼쳐서 곧잘 읽고 녹음을 했다.


"엄마 이번 선물은 라쿠카라차 보드게임 갖고 싶어요!!"


보통 100일 성공 후 1만원대에서 선물을 주는데 5만원이 넘는 보드게임이었다. 음. 이건 생일 선물로 받아야겠는걸?!?!



https://link.coupang.com/a/bMrgwu



아들이 엄청 서운해했다. 실은 원서 낭독 100일까지 남은 시간보다 생일이 더 가까운데... 한숨 쉬는 모습이 귀여워서 모른 척을 했다.



"그나저나 무슨 게임인데?"


"아 이거요~ 동영상 한 번 찾아보세요!"


알고보니 첫째가 알려준 거였는데... 바퀴벌레 모형이 마구마구 미로를 헤치며 다닌다..... 으아... 너무 징그러운데?!?!?!?!ㅠㅠㅠㅠㅠㅠ


왜 아들들이 받고 싶은 선물은 나와 취향이 이리도 다를까... 아쉬워하며 보드게임 플레잉 동영상을 계속 찾아봤다. 때마침 아들과 엄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아빠랑 하는 아이는 없는건가...'


엄마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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