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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연 Dec 20. 2023

<서른살이 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출간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5월 20일은 빨간 장미가 아주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때였고요, 그날 장미가 잔뜩 피어있는 울타리 옆을 지나던 버스 제일 뒷좌석에서 브런치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그 문자요.

그렇게 이곳에 자리를 잡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벌써 만으로 4년의 시간을 꼭꼭 채워가네요.


이곳에서 참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참 많은 일들을 겪었어요.


그리고 여러분. 제가 지난가을부터 출판사 투고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희귀 난치병이 저에게 있어서는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어딜 가나 젊은데, 아픈 사람. 그래서 사람들이 한번 더 쳐다보곤 했거든요. 물론 그 시선이 나쁠 때도 있었지만, 저는 대체로 가 특별해지는 그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기왕지사 이리된 것, 특별하다는 것을 즐기는 게 좋잖아요? 헤헤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병팔이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ESRD 환자 중에 저처럼 젊은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이거 꽤 괜찮지 않나 싶었어요. 관종이 되기에 나쁘지 않은 조건!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잖아요. 주변에서 출판사에 투고하지 않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실 때마다 부끄러웠습니다.

과연 돈을 주고서라도 읽고 싶은 글일까.. 늘 제 글에 대해 했던 고민입니다.


고민을 몇 년 간 이어오다가, 올해에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요. 저의 브런치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 공간은 아님에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시고, 또 새롭게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을 보면서 브런치라는 공간을 넘어 더 많은 분들께 제 글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제 구독자님 중에 미국에 사시는 분도 계시는 거 아시나요? 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정연의 귀여움을.. 크흠. 아니 아니 이정연이 노래하는 희망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무조건 책을 내야겠다! 그래서 책을 내려고 모 문화재단의 공모전에 도전했어요. 그때 제3인의 남자 중 한 사람인 민정이가 나섰어요. 사실 기획서 쓸 줄 몰라서 민정이한테 "어떻게 쓰면 될까요?" 물었는데 제 멱살을 잡고 이끌지 뭐예요. 민정이 덕분에 공모전 응모를 했고요, 탈락했지만 이제 투고다! 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기획서 쓸 줄 모르는 저를 데리고 책 기획 공부도 시키고, 결국 민정이 따라 마케팅 공부도 했어요. 결국 제 힘으로 기획서를 써냈고요, 투고를 시작한 것이 가을입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완전원고를 완성했고, 12월 6일에 출판사 와우라이프

와 출간계약을 하였습니다.


지금 편집 작업 중입니다. 이번주내로 제 첫 책의 표지가 나올 거예요. 그 모든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 하기 위해 이렇게 첫 보고를 드립니다!


그동안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에세이를 늘 함께 읽고 웃어주시고 울어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이 계셔서 제가 투고하는 용기를 낼 수 있었고요, 출판사들로부터 감사한 연락을 받아 결국 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책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늘 제가 브런치에 글을 써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이 제 글을 완성해 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저의 첫 책을 여러분과 함께 완성해보고 싶어요. 어떠신가요. 저와 함께 첫 책을 완성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서른이 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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