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생각한 에세이 '엄마 어렸을 적엔'을 연재완료 후 브런치북으로 완성했으니 당분간 글을 쉬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브런치에서 자꾸 글을 쓰라고 알림이 오더군요.
오는 알림을 무시하자니 해야할 과제를 빼먹은 듯 찝찝함이 들었습니다. 하는 수없이 브런치서랍에 일기처럼 써두었던 이 글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생각하다보니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껴졌고, 태엽감듯 과거의 기억으로 돌아갈 수록 하나님이 나를 택하셨다는 확신이 들어 그 기억들이 휘발되기 전에 서랍에 담아두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서랍속에 잠들어있던 이 글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발버둥치듯 세상에 나와 하나님을 알리고 싶다며 외치고 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내 인생을 디딤돌 삼아 누군가에게는 믿음의 확신이, 누군가에게는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글이길 바라며 전편에 이어 적어봅니다.
지난번 경북의 작은 도시로 이사 후 교회를 가지 못했던 저는 놀이터에서 혼자 놀다 전도나온 또래친구와 교회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다시 나가게 되었습니다.
일곱번째,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고 확신하는 이유
새생명교회는 어느 건물의 지하에 있는 작은 교회였습니다. 목사님, 사모님은 아주 인상이 선하시고 좋으셨습니다. 동갑인 여자친구는 조금 무뚝뚝한 성격이었지만 츤데레처럼 저를 챙겨주었습니다.
친구에게는 한살어린 남동생도 있었습니다. 우리 셋은 예배를 마치고도 한참을 교회에서 함께 놀았고, 사모님은 제가 먹을 저녁식사까지 챙겨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거의 매일을 교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밥도 먹고, 목사님 딸과 공부도 하였습니다. 목사님 딸은 공부를 아주 잘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모르는 수학문제도 잘 알려주었습니다. 일하시느라 매일 늦게 오시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목사님과 사모님이 저를 돌봐주셨고, 나와 놀아주지 않는 오빠와 언니를 대신하여 목사님 딸, 아들을 제 친구로 붙여주신 하나님은 정말 섬세하시고 저의 뼛속까지 아끼시는 분이었습니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사 43:1-
여덟번째,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고 확신하는 이유
저희집 형편은 많이 나아진편이었지만, 일찍 철이 든 저는혼자 삼남매를 키우는 것이 힘들 듯 하여 아버지께 그 어떤 요구도 하지않았습니다. 무엇을 사달라고도, 남들처럼 학원을 보내달라고 하지도 않았죠. 하지만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가는 친구들이 때때로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교회에서 미술학원을 함께 운영한다고 하시면서 교회 선생님이 제게 공짜로 미술을 가르쳐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덕에 저는 난생처음 학원이란 것을 다녀보게 되었습니다. 학교마치고 같이 놀자고 하는 친구에게 " 나 미술학원 가야해~"라는 말을 자랑삼아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 6:6 -
하나님은 작고 작은 내 마음속을 다 들여다보시고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이었습니다. 저를 너무 사랑하시는 거 같습니다.
아홉번째,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고 확신하는 이유
우리집에는 제가 8살때 고향의 교회에서 받았던 액자가 있었습니다. 알수없는 얼룩무늬가 그려져있는 액자였고,
-그리스도는 이집의 주인이시요, 식사때마다 보이지않는 손님이시오 모든 대화에 말없이 듣는 이시라-라는 말씀이 적혀있었죠.
딱히 그 액자를 아끼지도 않았지만 이사오면서도 그 액자는 여전히 우리집 찬장에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액자가 새생명 교회 지하 한쪽에 방을 만들어 사시던 목사님댁 중앙 벽에도 걸려있는 것이었습니다.
"사모님, 저 그림은 뭘 그린거예요?"
"아, 저건 세계2차대전 때 한 사람이 찍은 건데 예수님의 얼굴이야."
지도같기도,얼룩소 얼룩같기도 한 모양이 예수님의 얼굴이라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딸도, 아들도 그 그림에서 예수님의 얼굴이 보인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4년을 넘게 보았는데 저는 그게 무슨 그림인지 도통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그날부터 처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라는 것을 제대로 해 보았습니다.
"하나님, 왜 제게는 예수님의 얼굴을 보여주시지 않으신가요? 저에게도 나타나 주세요."
그렇게 기도를 시작하고 일주일째 되는 날, 여느날처럼 목사님 댁에서 저녁을 먹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예수님이 정 중앙에서 저를 보고 계셨습니다.
그전에는 분명 도화지에 잘못 뿌려진 듯한모양으로만 보였던 얼룩이, 매직아이처럼 예수님의 얼굴만 부곽되어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한 간절한 기도가 응답되는 순간이었죠.
이때 예수님 얼굴을 끝끝내 못봤다면 저는 아마 기도응답에 대해 믿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연약한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은 제 인생의 첫번째 기도를 일주일만에 들어주신거죠.